출소자 재범방지, 소외보단 원인 이해 필요

우리 사회 일원… 가족 낙인 악순환 막아야

주거·취업·심리·정서적 지원 등 주요 사업

부모 자녀 캠프 등 대물림 차단 핵심적 역할

서성국 법무부 법무보호위원
서성국 법무부 법무보호위원

우리 사회는 안전한가?

날마다 인터넷과 지면을 장식하는 이상 동기 범죄 또는 출소자의 재범 기사를 접하면서 법무보호위원으로 활동하는 필자는 범죄 요인이 무엇인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재범 방지 활동의 핵심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우리 사회는 출소자 또는 범죄자에 대한 두려움과 편견을 가지고 그들을 소외시키고 지역사회에서 방출시키고자 하는 생각만을 가지고 그들의 범죄 원인이나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하여는 한 치의 관심이나 이해를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출소자 그들 또한 우리 사회의 일원이며, 그들에게는 미성년 자녀 또는 고령의 부모가 있으며 한 사람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그 가족들조차 범죄자의 가족이라는 낙인으로 사회에서 도외시되거나 방치되어 이들조차 범죄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출소자의 재범을 방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제도적 안전장치가 있으나 우리사회는 이 시점에서 한 사람의 재범을 우려하기보다, 한 가정의 회복을 깊게 고민할 수 있어야 하며, 보호대상자의 자립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가정과 지역사회의 안전과 직결됩니다.

법무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주거·생계·취업·심리·가족·지역사회 연계 등 전 생애 주기적 법무보호사업을 통해 실질적 역할을 수행하며 재범 방지와 사회통합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먼저 주거지원사업은 출소자의 자립을 위한 물리적 기반을 마련하는 핵심 사업입니다. 주거 불안은 재범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히며, 공단은 보호대상자의 상황에 따라 임시 주거와 자립 준비를 위한 시설 주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연계 장기 임대주택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LH의 공공임대 또는 지역사회와 협력해 마련된 분산형 거주지 모델은 대상자의 자립 의지와 사회 적응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둘째, 취업 지원 및 직업훈련은 보호대상자가 자생력을 키우고 지속가능한 생계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필수 요건입니다. 공단은 출소자에게 취업알선, 직업훈련, 창업지원, 사회적 기업 연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용 유지를 위한 멘토링과 사후 관리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생계기반이 안정되어야만 재범의 유혹에서 멀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심리·정서적 지원도 중요한 축입니다. 중독, 정신질환, 폭력성 등의 문제가 결합된 보호대상자를 위해 공단은 조건부 치료명령 연계, 전문 상담, 회복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알코올중독자, 성폭력, 가정폭력 사범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은 재범 방지에 실질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넷째, 가족지원사업은 범죄의 대물림을 차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부모의 수형 경험은 자녀에게 정서적·교육적 결핍을 안기며, 이는 또 다른 사회문제로 이어집니다. 공단은 부모 자녀 캠프, 가족 상담, 양육지원 등 가족 기능 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단절된 유대의 회복을 돕고 있습니다. 가정의 회복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원봉사와 지역사회 연계사업은 공단 사업의 지속성과 현장성을 강화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인입니다.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생계지원, 멘토링, 일자리 연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하고 있으며, 이들의 헌신은 공단 사업이 단순한 복지정책을 넘어 ‘공동체적 치유’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자원봉사자로서 20여 년간 보호대상자들과 함께 걸어왔습니다. 이들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 부모·자녀·배우자로서 역할을 잘 해내는 모습을 볼 때마다 ‘재범방지’라는 단어가 더 이상 형벌적 개념이 아니라 회복적 정의의 완성이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법무보호사업은 단순한 복지나 처우를 넘어, 우리 사회가 얼마나 회복 가능성을 믿고 투자하느냐를 가늠하는 척도입니다. 앞으로도 공단이 보호대상자의 가정회복과 범죄 대물림 방지를 위한 사회안전망으로서 중심적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사회적 책임, 그리고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함께 하길 기대합니다.

/서성국 법무부 법무보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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