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내부 비리 수사관인 더치(해리슨 포드)는 비행기 사고로 아내를 잃는다. 그런데 그 아내는 출장이라고 더치를 속인데다 이름도 가명으로 해 비행기를 탔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더치는 아내의 뒷 그림자를 추적한다.

「랜덤 하트」(11일 개봉)는 시종일관 더치 아내의 죽음을 둘러싸고 대단한 음모가 숨겨져 있을 것 같은 미스터리 분위기를 가져간다. 일단 더치가 경찰인데다 아내는 변호사인 컬런과 부부명의로 티켓을 끊었다. 그리고 컬런의 아내는 하원의원인 케이 챈들러(크리스틴 스콧 토마스)다.

더치는 형사들의 비리수사 때문에 곤혹을 치르면서도 아내의 비밀을 추적한다. 그 비밀은 컬런과 보통이상의 관계였다는 것. 그 뿐이다. 음모는 없다. 영화의 초점은 진실을 향한 더치의 집요한 추적과, 처음에는 남편의 비밀을 덮어버리려 하지만 점차 더치에게 빠져들면서 겪게되는 케이의 갈등 그리고 두 남녀의 로맨스등에 있다.

이런 「랜덤 하트」는 미스터리 구조가 점차 멜로쪽으로 기우는 것과 비례해 관객들의 고개도 기울 소지가 다분한 영화다. 「음모론」적인 처음의 분위기에 푹빠져 잔뜩 호기심을 품었는데 결국 던져진건 더치 아내의 불륜인 만큼 맥이 빠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시드니 폴락 감독.〈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