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재검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재검토에서 '혹시나' 하는 기대를 걸었던 한나라당은 낙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고 민주당은 '두번의 패배를 자초했다'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한나라당
27일 실시된 대선 재검표에서 '혹시나' 하는 기대를 걸다가 의미있는 결과가 발견되지 않자 크게 낙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에 따라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제기했던 선거무효소송을 취하하고 금명간 서청원 대표가 공식 입장표명을 통해 선거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새 정부의 국정운영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당직자들은 전국 80개 개표구에서 진행된 재검표에서 투표함 봉인훼손이나 후보간 혼표현상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전자개표기의 오류 등 '결정적 하자'가 발견되지 않자 '미련'을 접는 모습이었다.
부정선거방지위원회의 이주영 상황실장은 “당선 무효소송을 제기했지만 개표조작에 대한 확증을 갖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수작업 확인이 안됨에 따라 이를 검증하기 위해 소송을 냈던 것”이라고 한발짝 물러선뒤 “아직까지 두드러진 하자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 따르면 인천 삼산동 7투표소에서 2번 노무현 후보의 100장 묶음중 1번 이회창 후보표가 7장, 4번 권영길 후보표가 4장 발견됐고, 서울 홍제3동 4투표소에서도 노 후보 100장 묶음중 이후보 표가 13장, 권 후보표 2장 등이 발견됐고 서울송파 부재자함중 노후보 100장 묶음이 실제는 93장이고, 이후보 표 13장, 기타 10장이 발견되는 등 일부 지역에서 후보간 혼표가 발견됐다는 것.
●민주당
당락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자 한나라당에 대해 “두번의 패배를 자초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당의 이같은 반응은 진작부터 예견됐던 것으로 공연히 혼란과 낭비만 초래한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호언장담해온 데다 이날 재검표 현장에 아예 참관인도 파견하지 않은 채 지구당별로 분위기만 파악해 보고할 것을 지시하는 등 여유를 보였다.
이상수 사무총장 등 당직자들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중간점검 결과 별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자 “이미 지방선거에서 검증된 전자개표를 의심하는 황당한 주장을 펴더니…”라며 혹시나 했던 우려에서 벗어난 듯 홀가분한 표정을 보였다.
이 총장은 “더 이상의 재검표를 재판부에서도 얘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사건이 종결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그동안의 혼란을 야기한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석호 대변인은 “현재까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듯하다”며 “이대로 완료된다면 한나라당은 재검표 결과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지는 성의있는 조치를 국민과 역사앞에 보여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한나라당 스스로 국정 발목잡기식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정정당당한 정책대결과 결과에 대한 깨끗한 승복을 통해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동참할 것을 선언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주문을 내놓았다.
대선 재검표 반응 - 한나라 낙담… "무효소송 취하" - 민주당 "두번 패배 자초" 맹공
입력 2003-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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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2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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