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외국 인명 등 외래어 표기엔 웃음이 절로 나온다. 김영삼→기무욘사무, 김대중→기무데준, 노무현→노무횬, 김정일→기무존이루, 정몽준→촌몬준, 계은숙→게이온수쿠, 김연자→기무욘자, 장동건→찬돈곤, 송승헌→손슨혼, 이병헌→'이뵨혼'이고 부시→붓슈, 파월→'파우에루'다. 대단한 한류(韓流) 파고를 일으키고 있는 '욘사마' 배용준도 '베욘준'으로 표기한다. '사마(樣)'란 일본 황족에 대한 존칭 또는 화류계 여성이 남성을 부르는 말이지만, 남의 나라 성씨와 이름을 함부로, 엉터리로 표기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그들의 고유 언어 '가나(假名)'로는 우리말의 받침 붙이기가 대부분 불가능하고 모음 표기도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국명도 영국→이기리스, 벨기에→베르기, 네덜란드→오란다, 그리스→기리샤, 터키→토르코, 칠레→'치리'로 표기하고 택시→다쿠시, 트럭→도라쿠, 빌딩→비루딩구, 달러→도르, 걸(girl)→갸루, 인터넷→인타네토, 올림픽→올린피쿠, 매스컴→마스코미, 내셔널→나쇼나루, 롱힛(long hit)→롱구히토, 핫머니→'핫토마네' 등이다. 그런가하면 헬리콥터를 '헤리' 드라마를 '도라' 페스티벌을 '페스' 음악 콩쿠르는 '音콘' 약속(appointment)은 '아포' 등 멋대로다. 영어뿐 아니라 모든 외래어 표기를 전문 용어까지 가리지 않는다. 세계 최대 외래어 천국이 일본이다.

아무튼 '올해의 일본 유행어' 1위를 차지한 얼짱, 몸짱, 멋짱의 욘사마 '베욘준'은 '한국의 효자'다. 소우루(서울) 차무시루(잠실) 호텔서 열린 욘사마 사진전에만도 일본 여성팬 800여명이 몰려왔고 올해 한류 관광객이 40만명도 넘는다. 김치, 소주 등 수출도 늘어나고 기타 시너지 효과도 크다. 어제 4박5일 일정으로 일본에 간 욘사마 소속사 BOF는 100억원이 넘는 상해보험까지 들었다고 밝혔다. '옥체 무탈'을 빌고 제2 제3의 욘사마가 미주, 유럽까지도 휩쓸기를 기대한다. /吳東煥(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