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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들이야 떠나면 그만이지만 썩은 땅과 죽은 나무는 어떻게 합니까?”
경기북부의 산하(山河)가 죽어가고 있다. 신음하는 산자락과 강 어귀에는 어김없이 광활한 미군기지가 도도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관련기사 3면〉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산림과 토지, 하천이 파괴됐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미군이 떠나면 떠나는대로 돌려받기에 급급한 게 현실이다.
지난해 11월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임무가 우리측에 넘어올때도 환경오염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대형 오염유발시설이 있거나 폐수방류 등의 사고가 발생한 파주 찰리 블락과 의정부 캠프 레드클라우드 등에 대해서도 제대로된 조사한번 없었다.

기지반환후 확인되는 환경오염에 대한 복원책임도 현재로서는 우리 정부가 고스란히 져야 할 판이다. 결국 50여년동안 '빼앗겼던' 땅을 되찾아도 상처투성이인 땅만 받게 되는 셈이다.
2년전 미군기지 철책을 지탱하는 철사줄에 꽁꽁 묶인채 마지막 숨을 쉬던 소나무(왼쪽)가 올여름을 넘기지 못한채 쓰러진 모습이 경기북부 미군기지 주변의 환경파괴 실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