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17대 총선 열전이 시작된 2일 인천 곳곳에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이용한 거리유세가 본격적으로 펼쳐져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인천지역 12개 선거구에 출마한 58명의 후보들은 달라진 선거법으로 청중을 동원하는 선거운동을 벌이지 못함에 따라 후보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보고 새로운 선거운동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대다수 후보들은 여전히 유권자들과의 개별접촉이 최고의 선거운동이라고 판단, 시장과 백화점 등 인파가 많이 몰리는 지역을 돌며 거리유세에 열중했다. 또 유세차량을 이용한 거리 연설 등도 곳곳에서 진행됐다.
○…계양 갑에 출마한 한 후보는 인천 스포츠의 상징인 프로축구 '유나이티드'와 프로야구 'SK와이번스'의 유니폼을 입고 유세에 나서 눈길. 그는 이번 선거가 달라진 선거법으로 까다로운데다 유권자들과의 접촉이 어렵다고 보고 시민 모두가 공감하는 캐릭터를 통해 선거운동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
○…남구 갑에 출마한 한 후보는 이날 오후 TBN 인천교통방송에서 선거광고방송 내용을 녹음하며 광고를 통한 홍보에 주력. 또 한 후보는 오후 ICN 인천방송에서 연설방송 녹화를 하면서 표심 모으기 전력을 짜느라 골몰. 이들은 인지도나 지지도를 높이기 위해선 방송을 통한 광고가 좋다며 이미지를 가다듬는 등 신경을 쓰는 모습.
○…남구 갑에 출마한 모 후보는 탄핵과 당내 혼란에 대한 항의표시로 삭발한 채로 거리 유세에 나서 눈길. 이날 선거운동을 바라본 이모(36·남구 주안8동)씨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삭발한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며 “그러나 축제분위기로 치러야 할 선거가 투쟁식으로 치닫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일침.
○…계양 을에 출마한 모 후보는 최근 계산 3동에 문을 연 40여평 규모의 선거사무실 문과 벽면을 통유리로 설치. 또 사무실에 CCTV를 설치, 24시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사무실의 움직임을 네티즌들에게 공개. 선거캠프 관계자는 “정치에 대한 벽을 허물고 주민들이 부담없이 사무실을 찾을 수 있도록 한 유리벽에 대한 반응이 좋다”며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후보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겠다”고 설명.
○…연수구에 출마한 한 후보는 거리유세에서 1t 트럭을 이용해 시민단체가 만든 창작곡과 율동을 선보이며 유권자들의 시선을 끌기도. 또 다른 후보는 거리에서 만난 유권자와 즉석에서 사진을 찍는 방법으로 유권자의 관심을 모으는데 주력.
○…중·동·옹진 선거구의 모 후보는 선거유세 차량에 형광등을 설치한 뒤, 자신의 대형 사진을 부착하고 밤낮으로 지역구를 돌며 자신의 얼굴을 알리느라 안간힘. 탄핵정국으로 혼선을 빚는 유권자들에게 인지도 및 지지도를 높이기 위해선 본인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게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 이같은 방법을 생각했다고 발언.
○…남동 갑의 한 후보는 1천400만원을 들여 도입한 프로젝션TV 유세차량을 통해 자신의 홍보내용을 담은 3∼5분짜리 홍보 동영상 5편을 제작,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
인천시 선관위 관계자는 “총선 출마 후보들이 예전과 달리 자신을 알리기 위해 기발한 홍보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은 달라진 선거법으로 선거운동에 상당한 제약이 뒤따르는데다 합동연설회 및 정당연설회 등이 없어지는 바람에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
선거운동 반짝반짝 아이디어 만발
입력 2004-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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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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