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병·의원들이 정부로부터 받지 못하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이하 수급자) 의료급여비가 1천700여억원에 달해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수급자 의료급여비 수요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해 예산을 적게 잡았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병·의원들이 수급자 진료를 기피하고 있어 애꿎은 수급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10일 보건복지부와 경기도내 병·의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복지부가 수급자 의료급여지원비로 예탁한 금액은 국비 포함 4천810억여원이었다. 그러나 도내 병·의원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청해 의료급여비 지원금으로 확정된 금액은 6천53억여원으로 예산부족 때문에 1천253억여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5년에도 551억여원의 미납금이 발생했다.

이처럼 복지부가 의료급여비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도내 병·의원들이 받지 못하는 수급자 의료급여비가 1천700억원대에 달하고 있다. 미납기간도 최소 3개월에서 1년 정도에 달해 병원들의 자금난을 옥죄고 있다.

실제 도내 A대학병원은 지난 2005년 1월 청구한 수급자 의료급여비를 포함해 수십억원에 이르는 급여비를 받지 못하고 있고, B종합병원도 지난해 4월부터 청구한 수급자 의료급여비 수십억원을 현재까지 받지 못하고 있다.

A병원 관계자는 "수급자 의료급여비 미납 총액은 병원 수익의 15%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같은 현상은 1·2차 병·의원 등에서 보다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도내 병·의원들이 수급자 진료를 기피하는 등의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다.

성남의 한 사회복지사는 "상당수 병·의원들은 수급자들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으며 설혹 입원을 했다해도 일반인들보다 빨리 퇴원시키는 모습을 자주 보게된다"며 "일부 병·의원에서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약제 등을 제조, 본인이 진료비 등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2004~2005년도 병원의 미납금이 이월됐고, 지난해에는 수급자 확대 및 희귀난치질환 추가지원 등의 예상치 못한 문제로 인해 책정된 예산 한도를 초과한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의 경우 전년에 비해 77% 높게 예산을 책정, 지난해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8천억원에 이르는 미납금을 이달안에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