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의 변화가 심해 맞추기도 힘든데 타자들은 안타를 만들고 홈런을 날린다니 대단하지 않은가. 야구는 투수와 타자의 머리 싸움부터 시작된다. 투수들은 다양한 구질로 타자를 속이고 타자들은 투수의 투구폼과 볼 카운트 상황에 따라 직구인지, 변화구인지를 간파한다. 야구공에 담긴 과학을 알아보자.

▲야구공

야구공의 재질은 코르크, 고무 또는 이와 비슷한 재료로 만든 둥근 심에 실을 감고 흰색의 말가죽 또는 쇠가죽 두쪽으로 싸서 단단하게 만든다. 야구공의 중량은 141.7~148.8, 둘레는 22.9~23.5㎝(지름 7.23㎝)로 정해져 있다. 이때 실의 길이는 약 280이다.
미국 프로야구인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제작하는 롤링사의 경우 야구공은 110 길이의 청회색 면실과 41 길이의 흰색 면실, 137 길이의 가는 면실로 코르크를 쌓은 다음 고무로 밀봉하고 두장의 소가죽을 손으로 216번 꿰맨다고 제작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야구공에서 빨간 실을 제거해 보면 야구공을 싸고있던 쇠가죽은 기다란 8자 모양 두 개가 된다. 외피는 천연가죽과 합성가죽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천연가죽은 품질과 내구성이 좋은 반면 가격이 비싼게 흠이다. 천연가죽은 소나 말의 가죽을 이용하는데 말가죽은 구하기도 어렵고 쇠가죽보다 탄력이 떨어져 거의 쓰이지 않는다. 또한 소의 종류나 부위에 따라서도 제품의 질이 달라지는데 프로, 실업, 대학 시합용은 주로 한우나 일본산 쇠가죽을 사용하며 그 외에는 젖소가죽이나 인공가죽을 사용하는데 탄력이나 견고성이 적어 공인구로는 쓰이지 않는다.
▲야구공의 생명은 실밥(?)
골프공과 야구공의 공통점은 둘다 표면이 매끄럽지 않다는 점이다. 골프공은 딤플이라고 불리는 파인 구덩이가 있고 야구공에는 실밥이 솟아 있다. 그렇다면 골프공과 야구공의 표면은 왜 매끄럽지 않을까. 골프공의 딤플은 공의 비거리를 높이기 위해서 개발해 낸 것이고 야구공에 실밥이 솟아나와 있는 이유도 야구공의 회전을 늘리기 위해서다.
실제로 표면이 매끄러워야 공기의 저항이 적고 멀리 날아간다. 물체의 시속이 220㎞가 넘는 경우 표면이 매끄러워야 공기 저항이 적어진다. 로케트 미사일이 매끄러운 이유도 이런 경우다.
하지만 그 이하의 속도에서는 표면이 거칠수록 공기 저항이 적다고 한다. 따라서 야구공은 속도가 220㎞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표면이 매끄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야구공의 실밥은 비거리를 향상시키고 변화를 줄 수 있는 '딤플'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다.
만약 실밥이 없으면 120짜리 대형 홈런은 90짜리 플라이공으로 바뀔 것이고 또한 시속 150㎞짜리 강속구도 실밥이 없다면 평범한 직구로 바뀔 것이라는 얘기.
▲투수가 던지는 변화구
변화구란 방향이나 속도를 변화시켜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공을 말한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오른손 투수의 경우 오른쪽으로 공을 돌리면 오른쪽(싱커)으로 휘고, 왼쪽으로 돌리면 왼쪽(커브, 슬라이더)으로 휘고, 앞쪽으로 돌리면 아래(드롭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공을 오른쪽으로 돌려 앞으로 던질 때 볼의 오른쪽 면은 공기의 흐름과 반대로 돌고, 왼쪽면은 공기의 흐름과 같은 방향으로 돌게 되는데 공의 입장에서 보면 오른쪽은 반대 방향으로 인한 저항으로 인해 주변 공기가 느리게 지나가고 왼쪽은 같은 방향이므로 속도가 배가 되어 더욱 빨리 지나간다는 것이다.
요즘 일본 투수들이 재미를 보는 변화구가 있다. 일명 포크볼. 회전하는 공은 회전력에 의해 부딪히는 공기들을 어느 정도 파헤쳐 주기 때문에 공이 쉽게 나아갈 수 있는데에 비해 포크볼은 홈플레이트 앞에서 회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아래로 뚝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일본 투수들이 재미를 봤다고 한다. 이래서 야구가 재미있는 스포츠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