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와 도민과의 대화가 열린 수원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도민들의 질의에 김문수 당선자가 답변을 하고 있다. /한영호기자·hanyh@kyeongin.com
28일 민선4기 도지사직 인수위가 주최한 '도민과의 대화'는 국회의원 3선을 지낸 김문수 도지사 당선자의 노련함과 결단력을 동시에 보여준 자리였다.

김 당선자는 개인 민원성 요구나 다소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질문에는 “잘 파악해 보겠습니다”라는 말로 즉답을 피했고 자신의 도정철학과 맞거나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다고 판단한 질문에 대해선 곧바로 “그렇게 하겠습니다”며 명쾌하게 답했다.

이날 대화에서는 광교신도시와 관련해 개발방향 및 토지수용에 불만을 품은 수원 이의동 및 원천동 주민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첫 질문자로 나선 수원 이의동 김경일씨는 미리 준비해온 지도와 관련 자료등을 김 당선자에게 보여주며 특혜의혹을 제기했고 원천동 주민대책위원장은 “주민은 뒷전이고 지방공사 배만 불리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김 당선자는 보상문제와 관련해 질문자들의 목소리가 다소 격앙되고 주어진 질문시간이 연장되기도 했지만 침착하게 말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답했다. 그는 “여기서 바로 답을 드릴수는 없지만 가져오신 자료를 다 챙겨주시면 검토해보겠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질문자들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전체 대화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겠다는 노련함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또 공식 대화가 모든 끝난 뒤에도 이들과 10여분동안 따로 대화를 나누는 등 마지막까지 성의있는 자세를 보였다.

반면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책제안 등에 대해선 간결하고 명쾌하게 답했다.

벤처사업가인 최성열씨가 방제조직의 강화를 주문하자 김 당선자는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렇게 하겠습니다”고 말했고 “학교숲 사업을 계속 추진해 달라”는 수원 조원중학교 윤용석 교장의 당부에 대해서도 역시 사족을 붙이지 않고 “그렇게 하겠습니다”고 확답했다.

또 성남 성매매피해여성상담소 유재순씨가 “민방위 교육장등에서 성폭력 방지 교육을 실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하자 흔쾌히 “그렇게 하겠습니다”고 답한뒤 한발 더 나가 “성폭력 뿐만 아니라 다양한 평생교육 확대를 위한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김 당선자는 대체로 간결한 답변으로 일관했지만 몇몇 질문에 대해서는 평소 자신의 신념과 소신을 피력하며 질문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김 당선자는 마무리 말을 통해 “도지사가 갖추어야할 세가지 덕목은 겸손하게 몸을 낮추고, 말씀을 잘 듣고, 훌륭한 사람을 널리 구하는 것”이라며 “청렴한 일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이날 '도민과의 대화'에는 경기남부지역 도민 12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