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새 달력을 걸어놓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입동(立冬)이 지났습니다. 예전엔 '세월이 유수(流水)와 같다' 또는 '살(화살)과 같다' 고 했는데, 요즘에는 그 빠르기가 더해진 것 같으니 '세월이 총알 같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한달, 두달, 일년, 이년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는 것 같다는 느낌은 누구나 한번쯤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로 진행되는 국가는 다름 아닌 한국이라는 사실을 일반인들은 전혀 인식을 못할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대비 또한 국가와 개인 할 것 없이 거의 무관심에 가까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인가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이 45%로 OECD국가 중 꼴찌라는 통계청과 OECD의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상대적 빈곤은 전체가구 중위소득의 50%미만, 즉 빠듯하게 연명하는 수준을 말하는 것입니다. 좀 더 강조한다면 죽지 못해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인 것입니다. 이 노인들의 92%가 한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고, 끼니를 제대로 못잇는 이들이 30.7%나 되며, 노인의 93%가 여가활동으로 TV나 라디오를 보고 듣는 것이 고작이라 합니다. 그러다보니 노인의 자살률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데, 노인자살의 태반은 자식에게 부담을 안주겠다고 병에 걸린 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이유는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세태인 것인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그 몫을 대신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 문제인 것입니다.

경제적 능력이 왕성한 40~50대에 농촌지역에 헐값인 농지나 임야라도 마련했더라면, 노년에 정착할 아담한 농가주택에, 손수 경작한 먹거리로 자연 속에서 풍부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을 것일텐데…. 평범한 사람들의 노년을 책임져줄 것은 국가의 사회보험이나 자식의 봉양에 의존할 것이 아닌 본인이 직접 경작하고 생활할 수 있는 농촌의 땅덩어리가 정답인 것입니다. 농촌에는 도시에 없는 농촌 고유의 가치 있는, 이른바 전원에서 느끼는 여유와 편안함, 이웃과 나누는 정겨운 인정이 있고,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 등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찾는 사람에게 정주(定住)할 심리적 가치를 가져다주는 것이 '농촌 어메니티(Rural Amenity)'인 것입니다. 농촌은 불황이 없습니다. 아직도 노년의 준비를 하지 못했다면 지금도 3.3㎡(평)당 단돈 1만~2만원이면 취득할 수 있는 땅이 적잖이 있기 때문에, 큰 자금이 없어도 노년에 자급자족할 삶의 터전을 얼마든지 취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돌이켜 보건대 세월은 참으로 빨리 흘러갑니다. 총알같이 빠른 세월을… 그냥 무대책으로 쳐다만 볼 것인가…. 어쩌면 '총알보다 더 빠른게 세월'이 아닐까?

/smnc@hanmail.net /(주)써플라이 엠엔씨 회장·(사)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