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불똥이 경기지방경찰청 전·현직 고위 간부급들에게 까지 튀고 있다.
최근 몇년동안 부산·경남경찰청 소속의 고위 간부들이 경기경찰청 수뇌부에 잇따라 임명됐던 점이 로비 의혹에 개연성을 더하면서 '누구누구가 박연차 리스트'에 올랐다는 풍문으로 인해 경기경찰 조직이 26일 하루종일 술렁거린 것.
지난해 국세청의 태광실업 세무조사 등을 통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수천~수억원 상당의 전별금 등을 받았다고 떠도는 경찰 고위층 중 경기경찰청 전·현직 간부는 대략 5명선.
이 가운데 경남경찰청장을 지낸 뒤 경기경찰청 고위 간부로 재직했던 A씨의 경우 리스트상에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고향이 경남인데다 참여정부시절 경남경찰청장 취임 직후부터 잇따른 김해 방문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적이 있으며 간부직에서 물러난 뒤 최근에는 연락처까지 급히 바꿨다. A씨는 이날 오후 경인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실 여부를 묻는 질문에 별다른 언급없이 전화를 끊었다.
이와함께 B씨와 C씨도 리스트 거명 인물로 회자되고 있으나 실제 수뢰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퇴임후 운동으로 소일하고 있다는 B씨는 이날 기자에게 "박연차 회장 얼굴도 모른다. 한 번도 만난 사실이 없다"며 로비 의혹 자체를 부인했고, C씨 측근은 "부산·경남경찰청 전직 간부급이 연루됐을거란 소식은 들었지만 C씨는 가능성이 '제로'"라고 일축했다.
이밖에 경기경찰청장을 역임한 D씨와 E씨도 강희락 경찰청장과 함께 금품 로비 수수 의혹이 거론되고 있다. 강희락 청장은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박 회장은 TV에서만 봤을 뿐, 일면식도 없다"며 결백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관련, 경기경찰청은 '박연차 리스트' 소문이 나돈 이날 오후부터 종일 진위 여부를 파악하느라 수군거렸고, 향후 파장 등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였다.
경기경찰청 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로 사실 여부가 밝혀지겠지만 공교롭게도 박 회장의 고향인 부산·경남경찰청에서 경기경찰청 수뇌부로 영전한 간부들이 많다 보니 여러 설들이 나도는 것 같다"면서도 "최근 다른 지역의 지방청장을 그만둔 F씨도 리스트 연루 탓이라는 것이 정설로 여겨지고 있는데, 정말 경찰 고위층에 큰 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시각을 감추지 않았다.
"누구누구 '박연차 리스트'에 있다더라"…경기경찰청도 로비불똥 튀나
입력 2009-03-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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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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