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왕정식·전상천·조영달기자]전국 최초로 서민 경제의 주춧돌인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경기도의 '1시장-1대학 자매결연'사업 모델이 지역경제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각 대학 교수와 대학생들이 지역 경제의 근간인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섬에 따라 새로운 지역공동체 문화가 태동하는 계기를 제공, 향후 결과가 지역사회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경인일보와 경기도가 공동으로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1시장-1대학 자매결연'사업이 도내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전국 지자체와 전통시장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도는 지난 21일 수원시 팔달문시장 상인회 회의장에서 도내 '1시장 1대학 자매결연식'을 열어 대학의 전통시장 현대화와 경영 컨설팅 등의 노하우를 전통시장에 불어넣는데 박차를 가했다.

▲ 지난 21일 오후 수원 팔달문시장 상인교육장에서 열린 1시장 1대학 자매결연 협약식에서 송광석 경인일보 사장·서문호 아주대 총장·최호준 경기대 총장·김문수 경기지사·김용서 수원시장·김학래 영동시장 상인회장·조정호 팔달문시장 상인회장(왼쪽부터)이 협약서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 전통시장을 1시장-1대학 사업의 모델로'=이날 협약은 수원의 영동시장과 경기대, 팔달문시장과 아주대간 자매결연 협약식과 사무실 현판 제막식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김문수 지사는 송광석 경인일보 사장과 남경필 국회의원, 김용서 수원시장, 최극렬 전국상인연합회장, 서문호 아주대총장, 최호준 경기대총장 등과 함께 순대골목으로 유명한 수원 지동시장의 한 순대국집에서 뜨거운 순대국으로 더위를 날려버리는 등 간담회를 가졌다.

이어 팔달문시장 상인회 사무실에서 김 지사와 송 사장, 남 의원, 김 시장, 서 총장, 최 총장, 팔달문시장 조정호 상인회장, 영동시장 김학래 상인회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1시장-1대학 자매결연' 협약식을 체결한 뒤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이날 김 지사는 "우리 재래시장과 젊은 대학생들의 전통과 전문적 지식이 합쳐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사랑받는 재래시장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한 우리나라 대형마트가 20년도 안되는 역사를 가진데 반해 우리 전통 재래시장은 수천년의 역사를 지닌 무한한 가능성의 장소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수원 팔달문 시장과 아주대 자매결연 현판 제막식.

특히 "서류나 말로만 재래시장을 도울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와 식사와 상품 구입도 습관처럼 해주는 실천이 중요하다"며 "젊은 대학생들의 학문적 연구와 분석, 그리고 젊은 기를 불어넣어 주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용서 수원시장과 송광석 경인일보 사장도 "각 대학이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주문했고, 서문호 아주대 총장과 최호준 경기대 총장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학교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협약식에 따라 수원 팔달문시장은 아주대 수원발전연구센터가, 영동시장은 경기대 명소마케팅연구실에서 각각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한 뒤 최종 용역보고서를 제출하게 된다.

▲ 수원 영동시장과 경기대 자매결연 현판 제막식. /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

■'지역공동체 문화 창출'='1시장-1대학 자매결연' 사업모델은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전국 최초로 지난해 8월부터 시장과 대학이 1:1로 자매결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모델은 전통시장만 살리는 게 아니라 도시화와 산업화로 사라져간 지역공동체 문화와 역사 등을 만들어가는 무한한 가능성의 장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1시장-1대학 자매결연'사업은 지난 2008년 8월 안양중앙시장과 안양대학교 결연을 시작으로 용인·화성 등에 이어 수원에서 5·6번째 1시장 1대학 협약식이 완료됐다.

도는 오는 9월 양평시장과 협성대, 이천 사기막골 시장과 단국대학교간 자매결연 협약을 체결하는 등 오는 2010년까지 3년간 13개 전통시장에 대해 '1시장-1대학 자매결연'사업을 확대 추진할 방침이다.

내년 1시장-1대학 자매결연 협약식을 체결할 시장은 오는 10월중 공모할 예정이다.

협약에 참여한 각 대학은 세계적인 경영 교수진 등 우수한 재원을 활용해 전통시장 특화 활성화를 위한 조사 및 평가, 시장경영 개선을 위한 자문상담 지도, 전문적 마케팅 및 점포 디자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1시장-1대학 자매결연에 참여한 대학이 제안한 특화사업 아이템과 경영 기법, 시장 브랜드 기획 등 전문적 마케팅과 컨설팅 기법이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를 하고 있다.

안양 중앙·남부시장은 지난해 각각 안양대·성결대와 자매결연을 통해 대학생들이 자주 찾는 '곱창로'와 전통혼례를 도입한 '포목로' 등이 특화된 시장으로 거듭나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또 용인 중앙시장은 명지대와의 협약 체결 이후 조형물 및 디스플레이 설치 등으로 시장 이미지가 개선됨은 물론 백암·용인순대의 브랜드화로 대학생들의 활동 공간이 되는 등 점차적으로 기획 의도가 현실화되고 있다.


더욱이 대학과 지역사회간 공동체 형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서울 등 타지에서 각 지역의 학교에 다니는 대학생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몸소 참여하는 현상도 나타나 고무적이다. 새로운 지역문화 창출이 태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도는 내년부터 현재 전액 도비로 각 대학에서 진행한 시장특화를 위한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1시장당 10억원씩 지원하는 특화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대와 아주대 동아리들은 오는 28일 오후 5시 팔달문시장 파인아트거리에서 자매결연 기념 축하공연을 벌이는 등 전통시장을 자주 이용키로 결의하기도 했다.

경기도 김희겸 경제투자실장은 "1시장-1대학 자매결연 사업은 우리 문화와 역사, 서민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전통시장을 젊은 대학생들의 학문적 연구와 분석등을 통해 지역공동체 복원의 기회가 되고 있다"며 "도는 21세기식 전통시장 활성화 모델로 만들어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