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오지희기자]국내 로봇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9천억원에 달한다.

지식경제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국내 로봇시장의 규모는 연평균 36% 증가해 오는 2013년에 4조원, 오는 2018년에는 20조원대에 육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국내 로봇인력 수요는 연평균 30% 증가할 것으로 진흥원은 내다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로봇산업기술인력(사무직 제외, 지난해 기준)이 4천800여명 수준이다. 필요 인력보다 800여명이 부족한 상태다.

정부는 올해초 '로봇전문인력 양성계획'을 세우고, 향후 5년간 약 3천명의 석·박사급 로봇전문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정부는 지난 6월 한양대-인하대-부산대 컨소시엄을 로봇 특성화 대학원으로 선정했다. 인하대는 다음달 첫 로봇대학원생 모집에 나선다. 산업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차별화를 둔 인하대 로봇대학원을 미리 만나보자.


■ 인천에서 로봇고급 인력이 쏟아진다

인하대 로봇대학원에는 로봇공학전공 석·박사 과정이 설치된다.

로봇공학은 전기전자공학·정보통신공학·기계공학 등의 융합 분야로 산업용 로봇분야 뿐만 아니라 의료·엔터테인먼트·서비스·교육분야 등 많은 응용분야를 창출하고 있는 분야다. 인하대는 지능로봇제어 및 센서분야와 로봇비전 및 HRI(Human Robot Interface based on Vision)분야를 담당하게 된다.

인하대는 로봇공학 개론 외 창의적 공학설계(Capstone Design) 과목을 필수 교과목으로 개설해 교육생들이 산업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그 결과물을 논문이나 특허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학교측은 다음달 12일부터 16일까지 첫 입학생을 모집해 14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인하대는 정부로부터 학비 지원을 받는 로봇 중소기업의 재직자, 고용계약형 학생이 아닌 일반 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덜기 위해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중에 있다.

로봇대학원 정규 과정 외에 산업체 인력을 교육하는 단기 프로그램도 내년 가을학기 이전까지 마련해 중소기업인의 재직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인천지역 유명 로봇회사의 CEO를 겸임교수로 임용해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강의를 마련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한양대·부산대와는 학점 교류, 단기과정 개설, 공동 국제 세미나 개최 등에 대해 논의중에 있다.

한편 정부는 3개 대학에 로봇용 소프트웨어, 로봇지능인지 등 5가지 로봇 전공 프로그램을 개설해 이중 기업의 수요가 큰 로봇 세부기술에 대한 대학원생의 연구를 지원해 로봇인력의 연구개발(R&D) 능력을 향상시키고, 로봇업체와의 공동연구 및 현장애로기술 해결, 기술이전 등의 산·학 협력을 활성화시키기로 했다.

▲ 인하대에서 열린 로봇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지능형애완강아지 로봇체험을 하고 있다.

■ 로봇대학원 성공의 열쇠

로봇대학원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허욱열 인하대 교수는 지난 6월 융복합형 로봇전문인력양성사업 종합 워크숍에서 산업체 재직자가 아닌 일반 대학원생들에게 RA/TA(연구·강의 보조비) 명목의 장학금 외에 공식적인 학생 장학금이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중소기업 직원의 재교육을 주목적으로 한다면 일반 대학원보다 산업 전문 대학원에 로봇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로봇전문가들은 로봇대학원이 장기적으로 비전을 갖기 위해서는 순수 로봇 분야 뿐만 아니라 신성장 동력 기술로 지정된 17개 분야와 융합해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현재 국내 고급 전문 인력의 수는 선진국 대비 5분의1 수준으로, 융합인력을 양성하지 않으면 그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졸업생의 취업의 질도 로봇대학원을 평가하는 잣대가 된다.

정부는 우수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로봇대학원 졸업생 30%이상의 중소기업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하대는 우수 중소기업과 학생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을 열 계획이다. 중소기업 신기술 소개의 장과 채용 설명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인하대는 타 로봇대학원과의 차별화를 위해 로봇 분야에서 학술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카네기멜런대와 로봇 관련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 인하대에서 열린 로봇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로봇경연대회를 펼치고 있다.

※ 인터뷰 / 인하대 로봇대학원 '진두지휘' 허욱열 전기공학부 교수 "IT기업에 고급인력 공급 '도시브랜드' 새옷"

"세계 최초로 조성되는 로봇테마파크인 인천로봇랜드 등에 고급 인력을 공급하는 대한민국 대표의 로봇 인력양성소를 만들겠습니다."

인하대 로봇대학원을 진두지휘하는 허욱열 전기공학부 교수가 다음달 첫 입학생 모집을 앞두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정부가 지원하는 첫 로봇대학원을 꾸리는 일인만큼 허 교수의 부담감은 적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리적인 장점과 로봇랜드, 송도사이언스빌리지 조성 계획을 갖고 있는 인천은 로봇고급 인력의 활용 가능성이 높아 부담보다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인천의 로봇기업 수는 10여개. 하지만 로봇산업의 주축이 되는 IT기업의 수는 1천개가 넘는다.

허 교수는 "인천은 로봇산업으로 업종 전환이 가능한 IT기업이 많다"며 "IT기업에 우수 인력을 공급해 로봇융합산업이 발전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송도사이언스빌리지와 로봇랜드가 형성되면 타 지역에서 우수한 기업들이 인천으로 이전해 와 고급 인력의 취업처가 다양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인천은 로봇산업을 선도하는 도시브랜드를 국제적으로 알리게 될 것이라고 그는 확신했다.

허 교수는 "로봇인재는 5~10년 뒤의 로봇시장을 내다보고 교육해야 한다"며 "로봇시장에서 원하는 융복합형 로봇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심리·사회학 분야의 교수들과 공동연구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