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지역 중고자동차 판매시장이 고유가와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소형(디젤포함) 강세, 대형 약세' 기조로 돌아섰다.

20일 도내 중고차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의 경기위축 분위기에도 불구 800㏄ 이하 경차와 1천500㏄ 이하 소형차 등 연비가 높은 모델과 디젤차량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1·2월 비수기철 판매를 간신히 이끌고 있다.

60여개의 중개업소가 밀집한 서수원자동차매매단지의 경우 지난해 중대형차와 경차·소형차·디젤차 등의 판매비율이 6대 4 정도였으나 새해 들면서 상황이 경·소형차 일방거래로 급변했다.

광주시 M매매단지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체 거래량의 70~80%를 차지했던 중·대형자동차 거래가 올 들어 절반 이하로 떨어진 반면 경·소형차의 수요는 늘고 있으나 매물은 자취를 감춘 상태다. 이에 따라 최근 중고차 중개업소들은 팔리지 않고 매물만 증가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중·대형 중고차 처리에 고심하는 눈치다.

이같은 시장상황에서 중·대형자동차의 값은 크게 하락해 차종에 따라 불과 한달사이에 100만원씩 떨어진 경우마저 생겨나고 있다.

실제 현대 EF쏘나타1.8 2000년식 오토 중품의 경우 770만원으로 전월 대비 50만원 떨어졌으며, 현대 에쿠스3.5 GS와 기아 엔터프라이즈3.6 2000년식이 각각 3천만원과 2천500만원으로 전월 대비 100만원 정도 빠진 상태다.
준중형차의 사정도 마찬가지로 이들 차종의 매매가격이 한달사이 20만원가량 하락, 중대형차 신세와 다를 바 없는 길을 걷고 있다.

2002년식 현대 아반떼XD 1.5GLS가 910만원(오토 기준), 기아의 스펙트라 1.5SLX는 880만원의 약세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치솟는 경·소형차 인기와 대조를 나타내고 있다.

수원 우성자동차매매상사 김웅권 사장은 “경기위축에도 불구 경·소형차량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간신히 매출을 유지되고 있다”면서 “현 상황대로라면 앞으로 중·대형차 재고처리에 골머리가 아플 것 같다”고 시장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