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감기로 알려진 우울증의 원인은 생물학적-심리학적-사회학적 모형으로 설명한다. 신체적 변화, 심리적 갈등, 사회적 환경 상호간 역학관계의 불균형이 우울증을 유발시킨다. 세 가지 정신 건강의 어느 한 축이라도 흔들리게 되면 발병하게 된다. 어느 축이 더 중요하다기 보다는 모든 축이 중요하며 어느 축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우울증은 연령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의 노인 우울증에 대해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노인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의 장애상태로 나타나기 보다 다양한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노인들은 충분히 감정 표현을 하지 못하고 바쁜 일상생활에서 관심 밖에 놓이기 쉽다. 때로는 치매로 오인되기도 하며 노화의 한 과정으로 무시되기도 한다.
우울증은 걸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초기 우울증상의 적극적인 극복이 필요하다. 우울증 극복을 위한 첫 단계는 누구나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는 보편적 상식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울증은 개인적 무능함이나 심리적 취약함, 또는 믿음이 약해 걸리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우울증에 대해 비난하거나 비난받지 않는 사회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한편, 심리적 안정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느낌, 감정, 정서 상태를 함께 이야기하고 나눌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정직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심리적 안정은 한 개인의 마음의 평정이라기 보다는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정에서 그리고 직장에서 허심탄회한 대화의 분위기가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우울증은 여러 가지 신경전달 물질들간의 불균형에 의한 신체변화에 의해 발병하는 것이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우울증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적극적 방법 중 하나는 운동을 하는 것이다. 운동의 종류와 정도는 개인에 따라 다양할 수 있지만 원칙은 즐겁게 할 수 있어야 하고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해야 한다. 바쁜 일상 생활에서 별도의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다면 되도록 많이 걷는 것을 생활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우리 모두는 우울증 없이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울증은 사회가 발전할수록 우리 곁으로 바짝 다가오고 있으며 풍요로움에 대한 값을 치르게 하고 있다. 오천년 한 민족사에 가장 풍요롭다는 요즘, 세계 역사에 길이 남을 전대미문의 자살 소동을 겪고 있다. 얼마나 더 많은 희생을 치러야 풍요로움의 허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리의 풍요로움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면 혹시 우리는 이 곤혹스런 생명단절의 위기로부터 헤어날 수 있지 않을까?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http://www.cmcism.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