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저변이 열악한 한국 내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단비와 같은 행사였다.

이번 대회가 내국인들에게 육상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는 데 긍정적인 평가를 해야 할 것 같다. 경기 전 많은 육상인들이 4만여석의 스타디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람을 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를 했지만 매 경기 80% 이상의 관중 동원에 성공했다.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스포츠와 같이 육상도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는 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싶다.


하지만 대회를 주최하고도 입상하지 못한 점과 분위기를 이끌 스타 선수 부재에 대해서는 육상계와 정부가 함께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육상인들 대부분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결선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는 종목이 적을 것으로 우려를 나타냈고, 이는 현실로 나타났다. 경보와 마라톤에서는 10위권 이내 진입과 런던올림픽 출전권 확보라는 놀라운 성적을 냈다. 희망이 보이는 경보를 비롯, 다른 종목들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육상은 모든 스포츠의 기본이 되는 종목이다. 육상이 성장하면 축구와 야구 등과 같은 구기 종목도 동반 성장할 수 있다. 이번 대회가 일회성이 아닌 육상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시작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