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하합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통합당 원혜영 공동대표가 21일 국회 한나라당 대표실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민주통합당 원혜영 공동대표가 21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국회 조문단 파견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이날 회동은 당의 새 대표로 취임한 것을 서로 축하하기 위한 상견례 성격으로 20여분 간 진행됐지만, 조문단 파견 문제에 대한 입장 차가 불거지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조문단 파견은 원 대표가 먼저 꺼냈다.

그는 "정부가 정부 차원의 조문단은 파견하지 않기로 했지만 국회 차원에서는 여야가 함께 참여하는 조문단 구성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고 민주통합당 김유정 대변인이 전했다.

박 위원장은 "남남갈등, 국론분열이 있어선 안된다"고 전제하고 "정부가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고, 이런 문제는 정부의 기본방침과 다르게 가선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또 "이미 북에서 조문단을 받지 않는다고 했고, 여야가 각각 당의 입장이 나왔기 때문에 국회 차원에서 조문단을 꾸리는 것은 순리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원 대표는 "정당을 주축으로 하는 국회는 민간과 정부의 중간 입장에서 능동적으로 선도할 수 있지 않느냐", "아침 뉴스에서 한국과 중국의 조문단은 받겠다는 것을 봤다"며 여야 간 협의를 요구했다.

박 위원장도 "여야가 정치 복원을 위해 협의는 필요하지만, 정부의 기본 방침을 따르는 게 중요하다"고 불가론을 고수했다.

원 대표는 박 위원장이 2002년 북한 초청으로 김 위원장을 만난 사실을 거론한 뒤 "박 위원장이 당당하게 신뢰를 기반으로 한 대화를 했다. 국회가 정부보다 반걸음 정도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박 위원장은 "2002년 그때는 핵문제 등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며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일 여야 원내대표가 어렵사리 국회 정상화 합의를 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원만한 국회 운영을 위한 협력을 다짐했다.

/이호승·송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