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영통은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중 하나다. 지역내에서 사망보다 출생비율이 월등히 높을 만큼, 노년층보다는 젊은 부부들의 보금자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광교신도시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활기를 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위치한 덕분에 지역경제도 그 어느 곳보다 활발하다.

영통은 수원 출생이자 고위 행정관료를 지낸 김진표(64)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17대 총선부터 자리잡으면서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고 있다. 김 의원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한나라당의 도전은 매번 실패로 돌아갔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섰던 김 의원은 한나라당 한현규 후보를 큰 격차로 이겼다. 18대 총선에서도 한나라당은 수원 출생이자 방송인으로 인지도가 높았던 박찬숙 후보를 김 의원의 대항마로 내세웠지만, 큰 벽을 실감하는 결과만을 낳았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만은 교체 여론이 높아 승리를 거둘 수 있다며 고희선(62) 전 의원 등 다수의 예비후보가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김 의원과의 격전을 위해 여성 전략공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한나라당

다양한 경력을 지닌 인사들이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김진표 의원과의 일전을 준비중이다. 화성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고희선 전 의원은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 후 표밭을 다지고 있다. 한나라당 영통당협위원장으로서 지역 조직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그는 영통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국내 최대 종자기업인 농우바이오의 설립자이자 회장이어서 지역내 인지도 역시 다른 예비후보들보다 앞선다. 성공한 기업가라는 이미지 때문에 경제통으로 불리는 야권 후보와의 대결구도에서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행사 규모와 관계없이 지역 곳곳을 누비는 특유의 성실함도 지역민들에게 호감을 얻고 있다.

'젊은 후보, 젊은 일꾼'임을 내세우는 김홍선(43) 예비후보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전 국회사무처 정책연구위원으로 한나라당 경기도당 사무부처장 등 오랜 기간 당직자 생활을 해 온 그는 "준비된 젊은 정치인으로, 젊은 영통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다양한 정치개혁 공약 및 지역 맞춤형 공약을 통해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홍익대 법대 교수인 임종훈(58) 예비후보 역시 국회입법조사처장 등 다양한 경력을 바탕으로 영통에서 정치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폴리페서(polifessor)인 그는 영통을 교육특구로 발전시키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수원 출생으로 매산초 동문들의 지지도 큰 힘이 된다.

■ 민주통합당 등 야권

민주통합당에서는 김진표 현 의원의 공천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지역에서 견제자가 없는 데다, 지역내 호감도 역시 높다. 김 의원은 이번에도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중앙정치권에서 자신의 입지가 높아진 데다 지역내 공약사업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선거를 진두지휘하며 지역에서 압승을 일궈냈다. 다만,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및 미디어렙법 등의 미숙한 처리 등을 지적받으며 'X맨'이란 별명이 붙는 등 젊은 진보층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점은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야권에서는 이 밖에도 임길현(58) 시향음악학원 이사장이 통합진보당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