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판교특별회계 지불유예(모라토리엄) 선언을 한 성남시. 이재명 시장은 민선5기 시장 취임과 함께 시가 끌어다 쓴 판교특별회계 5천400억원을 나눠 갚겠다고 발표했다. 시 부채 지불을 유예하겠다는 이 선언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 파장은 일파만파 확장돼 급기야 시의 재정 상태를 전해들은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함은 물론 분노했다.

여론의 몰매도 맞았지만, 지자체들은 성남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긍정적 평가도 받았다.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전국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시는 1년8개월이 지나 안정을 찾은 모습이다. 역동적인 지자체란 평가를 받고 있는 민선5기 성남시의 시정 성과를 짚어본다.

 
 
▲ 행복드림통장 전달식 기념촬영

#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시 재정

전국 지자체의 재정 상태를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됐으며, 행정안전부에서는 지방재정을 감독하는 사전위기정보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압박했다.

시는 부채 상환을 위한 긴축 예산 체제로 돌입해 각종 공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예산 절감 방안을 모색, 1천207억원을 확보해 즉시 상환해야 할 법적의무금을 정리했다.

2010년에 판교특별회계 전입금 100억원, 2011년도에 1천339억원을 상환했다.

이에 따라 안정기에 접어든 시는 매년 500억원의 예산 절감액과 지방채 발행액을 합해 1천500억원씩 갚아나갈 계획이다. 현 추세로 보면 시는 2014년에는 재정 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시민주주기업(나눔환경)

# 나눔과 채움의 복지 행정

시는 지난 12일 조직개편을 단행해 복지, 일자리, 현장행정을 강화했다. 가장 큰 특징은 시민들과 직접 접촉이 많은 복지보건국을 선임국으로 배치한 것이다. 이는 복지담당 공무원의 근무의욕을 높여 시민들이 체감하는 복지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공적 복지서비스 강화뿐 아니라 시민들이 참여하는 나눔문화 실천 운동도 꾸준히 펼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민·관이 협력한 이웃사랑 나눔 실천으로 360개소 사회복지시설과 3만1천914명의 저소득층 등에게 모두 235억1천100만원을 지원했다.

그 중 '행복드림 통장'과 '多·해드림 하우스사업'은 후원자에게는 보람을, 수혜자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사업으로 개인 후원자, 기업 등의 자발적 기부와 동참이 확산되고 있다.

'행복드림통장'은 저소득 가정을 위한 능동적 복지사업으로 대상자가 매달 10만원을 저축하면 후원금 10만원이 매칭 돼 20만원이 적립된다. 3년이 지나면 이자와 함께 적립금을 찾아 창업, 주택, 교육자금으로만 쓸 수 있다.

지금까지 개인 후원자, 관내 금융기관, 기업에서 19억8천만원을 기탁해 495명의 저소득층이 자립의 꿈을 키우고 있다.

'多·해드림 하우스 사업'은 근로능력이 없는 독거노인, 장애인, 소년소녀가장에게 주거 이전을 돕는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시와 관내 7개 기관이 협력해 이사 서비스는 물론 도배, 장판, 전기·보일러 수리, 청소, 소독 등을 토털 지원해 헌집을 새집처럼 바꿔 주고 있다.

 
 
▲ 시립의료원 조감도

# 성남형 사회적기업인 시민주주기업 발굴 육성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인다.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말한다.

그러나 일부 사회적기업은 기업 운영 경험이 적고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하며, 자발적인 의지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해 장기적 발전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시는 이러한 사회적 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회적 목적과 영리추구라는 본래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성남형 사회적기업인 시민주주기업을 발굴 육성하고 있다.

현재 성남시 시민주주기업은 나눔환경, 두레, 우리환경개발 등 청소대행 14개 업체와 재활용품을 선별 판매하는 그린나래, 최근 마을버스 운송 사업자로 선정된 성남시민버스 등 16개 업체가 있다.

시민주주기업은 시민이 주인이자 근로자이기 때문에 고용환경과 근로조건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인간존중 경영, 투명 경영 실현이 가능하다.

시는 이윤이 목적인 일반기업과 다른 경영마인드로 시민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기업과 시민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얻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남/김규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