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남녀 변사사건으로 또다시 경찰의 부실 수색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경인일보 4월 30일자 23면 보도), 최초 실종 신고때 '납치'가 의심된다고 신고했다는 유족측과 가출신고로 접수받았다는 경찰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30일 수원중부경찰서와 유가족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8시18분께 숨진 최모(44·여)씨의 남편 A(48)씨는 창룡문 파출소에 직접 방문해 "아내가 내연남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갔다. 오후 2시 이후로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사라진 최씨를 최초 신고했다.

A씨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이전에도 한번 (숨진 최씨가) 납치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납치라는 단어를 수차례 언급했다"며 "경찰 조서를 받을 때도 납치가 의심된다고 수차례 말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경찰을 상대로 진술 조서와 관련된 서류 일체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한 상태다.

그러나 경찰은 A씨의 신고 접수 장면이 담긴 파출소 내 CCTV 영상을 공개하며 "만약 납치로 파악됐다면 상황보고서를 작성하고 윗선에 보고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화면에는 A씨와 경찰이 담담하게 행동한 모습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영상만 녹화돼 있을 뿐 소리가 나오지 않아 논란의 쟁점인 '납치'에 관한 진위 여부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경찰은 또 "신고 당시 A씨로부터 납치나 감금에 관한 표현은 전혀 없었다"며 "그런 부분이 의심됐다면 애초부터 실종팀이 아닌 강력팀을 불러 수사를 펼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씨와 내연남 오씨는 28일 낮 12시42분께 수원시 팔달구 오씨 아파트에서 각각 목이 졸리거나 화장실 배관에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으며, 이들이 숨지기 하루 전인 27일 오전 1시40분께 경찰이 오씨의 아파트를 방문했지만 미처 방을 수색하지 않아 최씨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부실수색 논란이 일고 있다.

/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