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지: 강원 영월 마대산 (1,052m)■ 산행일시: 2012년 5월 6일(일)

○ 산행 안내

■ 등산로

노루목 ~ 김삿갓생가 ~ 주능선안부 ~ 정상 ~ 처녀봉 ~ 선낙골 (4시간30분)

노루목 ~ 김삿갓생가 ~ 주능선안부 ~ 정상 ~ 안부 ~ 김삿갓 생가 (3시간)

■ 교통

영동고속도로 ~ 중앙고속도로 서제천IC ~ 5번 국도 ~ 제천 ~ 영월방향 38번 국도 ~ 와석리 ~ 민화박물관 ~ 김삿갓 묘

#방랑시인 김삿갓의 자취를 찾아 가는 길

박물관과 생가를 보존하고 있어 2009년까지 하동면으로 불리던 동네가 김삿갓면으로 개칭이 됐다. 김삿갓으로 알려진 김병연(金炳淵·1807~1863년)의 묘가 있기 때문인데 이제는 그럴싸한 관광지로 변모했다.

사면으로 둘러싸인 산들로 인해 늦게 해가 들고 일찍 어두워지는 강원도 산골 오지마을, 첩첩산중에 자릴 잡은 김삿갓 묘는 전설 같은 그의 행적과 맞닿아 있다.

마대산은 이러한 김삿갓의 흔적들이 있는 곳으로, 백두대간 선달산의 고치령과 마항치 사이에 자리한 형제봉의 가지쯤에 해당하는 지맥으로 보면 된다.

이러한 산자락 동쪽에 위치한 김삿갓 유적지에는 시비(詩碑)공원을 비롯해 묘지, 생가, 박물관 등이 자리하고 있어 등산객 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더군다나 한여름이면 김삿갓 계곡을 찾아 더위를 피하려는 피서객들까지 가세해 산골오지 마을이 사람들로 북적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한뼘 만한 하늘이 보이는 깊숙한 산골의 유적지

공원을 지나 산길을 따라 걷는 길은 산책코스에 가깝다.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걷기 적당한 길을 20여분간 걷다보면 작은 계곡이 합수되는 지점에 위치한 폭포 앞에서 한걸음 쉬어갈 수 있다. 5월의 햇살이 한여름 땡볕처럼 강렬하게 느껴지는 것이 필자만이 아니라는듯 벌써부터 하나둘 자리를 잡는다.

▲ 김삿갓묘 주변 전경.

시흥에서 온 박흥석(56)씨가 "삿갓은 이럴때 쓰라고 있는게 아닌가 싶네요. 얼굴을 가릴게 아니라 햇빛부터 피하고 봐야지…"라며 하늘을 올려다 본다.

다시 발품을 20여분 팔아 도착한 곳은 외딴 농가가 있는 곳으로 합수점인데 이곳에서 200여 m를 더 올라야 김삿갓의 주거유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홍경래의 난때 항복한 것 때문에 역적 집안으로 몰려 이곳 영월에 들어와 숨어 살았다고 하는데 김병연이 20세 되던 해에 영월에서 백일장에 응시한게 원인이라고 합니다. 조부를 대상으로 비판한 글로 장원까지 하였다가 곧 사실관계를 알고 난 뒤 자신의 조부를 그토록 신랄하게 비판한 자신에 대해 자책하며 지내다 22세에 집을 나서 줄곧 방랑생활을 하였다죠."

박흥석씨의 말에 따라 생가를 둘러보며 전남 화순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하기까지 조선 땅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풍자와 해학으로 한시대를 풍미했을 모습을 떠올려 본다.

#숨가쁘게 올라야 만날 수 있는 마대산 정상

생가 유적지를 지나 계곡길을 따라가다 보면 오래된 집터가 나타나며, 곧 계곡길은 끝이 나고 급경사 오르막을 만나게 된다.

본격적인 산행의 시작점이라고 봐도 무방한 길이다. 봄이 시작됨과 함께 매서우리만치 내려쬐는 햇살로부터 벗어나 나무그늘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윽한 솔향을 맡으며 급경사 길을 30여분간 올라서면 주능선 안부에 도착하게 되는데 모처럼 가슴 뻐근한 호흡을 하였더니 전신이 개운해지는 느낌이다.

마대산 정상은 주능선에서 서남방향으로 200여m를 더 가야한다. 왕복해야하는 단조로움 때문에 꺼리는 이들도 있지만 정상에 서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부지런히 올라야 할 필요가 있다.

이 곳에서의 조망은 북동방향으로 뻗은 주능선과 서북 방향의 태화산이 지척으로 고씨동굴 관광지와 남한강의 시원한 물줄기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정상에 선 이후 온 길을 되돌아 내려갈 수도 있고 북동방향으로 이어진 능선길을 따라 처녀봉 방향으로 하산을 하여도 좋다.

▲ 마대산 정상에 오르면 만나는 계곡.

마대산 산행중 가장 좋은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은 정상에서 처녀봉 방향으로 900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1천30m 전망대 바위를 꼽을 수 있다.

이곳에 서면 동쪽으로 백두대간의 능선길인 함백산, 태백산, 구룡산, 선달산을 지나 소백산으로 잇는 멋진 하늘금이 물결처럼 일렁이는 장관이 펼쳐지고 그 아래 산속분지의 모습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듯 시간가는 줄 모르게 된다. 전망대를 지나 처녀봉에 서면 다시 선낙골 방향으로 급경사 내리막 길을 따라 하산해야 한다. 외딴 농가가 나올 즈음이면 대강의 산행은 끝이난다.

/송수복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