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성옥희기자

2012년 올 한해는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전세계에서 선거가 많이 치러진다. 가히 '유권자의 해'다.

올초 해외의 한 컨설팅 기관에서는 193개국 중 59개국이 직·간접 선거를 치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가운데에서도 러시아는 지난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출돼 3선 고지를 점령했으며, 프랑스는 지난 4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당선, 17년만에 좌파 정권이 들어섰다. 미국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중국도 10월께 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열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한반도 주변국의 지도부 교체는 한국의 대선, 김정은 체제 아래의 북한 정권 등 한반도 정세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에 각 주요 국가의 권력구조 및 선거제도를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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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미국의 백악관 주인 자리를 놓고 펼쳐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 출신의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의 권력'이랄 수 있는 미국 대통령에 누가 선출되느냐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일반 유권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자동적으로 대통령에 뽑히지않고, 헌법 규정에 따라 각 주를 대표하는 선거인단에 의해 대통령이 선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재선까지 가능한 연임제의 미국 대통령 선출을 위한 국민투표는 11월 첫 번째 월요일이 지난 다음의 첫 화요일에 실시한다. 엄밀히 말하면 '대통령 선출'이 아니라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을 뽑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인단은 모두 538명인데 이는 50개주의 연방 상원 및 하원 의원수를 합친 것에다 수도 워싱턴DC에 할당된 3명의 선거인을 더한 것이다. 국민투표를 통해 선거인단을 뽑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득표에 비례해 선거인이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각 주의 승자가 그 주에 할당된 선거인을 모두 확보한다는 점이다. 즉 국민투표는 각 주별로 집계되는데 그 주에서 단 1표라도 많이 얻은 후보가 그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모두 확보하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는 12월 둘째 수요일 이후 첫 월요일에 실시된다. 선거인단이 각 주의 주도에 모여 소속 당 후보자에게 투표하는 형식적인 절차다. 투표함은 워싱턴으로 옮겨져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서 투표결과가 집계돼 대통령-부통령을 선포하게 된다. 취임식은 2013년 1월 20일이다.

# 중국= 차기 지도부를 향한 경쟁에서 '시진핑 부주석과 리커창 부총리'의 그림속에 '리틀 후진타오'로 불리는 후춘화 네이멍구 당서기가 후진타오 주석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며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시진핑 부주석과 리커창 상무 부총리, 리위안차오 당 중앙 조직부장, 위정성 상하이시 당서기, 장더장 부총리 겸 충칭시 당서기, 왕치산 부총리 등은 사실상 차기 지도부 진입이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10월께 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를 열어 최고지도부를 선출한다.

중국의 권력기구는 형식상 중국공산당·전인대·인민정치협상회의·국무원·중앙군사위 등 5대 기구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공산당은 권력의 핵심으로, 전대를 정점으로 중앙위·중앙기율검사위·중앙군사위가 있고 중앙위 산하에 중앙정치국·중앙정치국상무위·중앙서기처가 있다.

명목상 중국공산당의 최고권력 기관인 전대는 5년마다 한 번씩 열리며 2천여명의 전국대표들이 모여 중앙위 보고의 청취 및 심사, 중앙고문위와 중앙기율검사위 보고의 청취 및 심사, 당 중대 문제에 대한 토론 및 결정, 당장 개정, 중앙위원, 중앙고문위원, 중앙기율검사위원 선출에 관한 업무를 맡는다.

중국 국가 주석의 선출은 중앙위 추천에 의해 전대에서 선출되며, 국민들이 직접 투표에 참여하는 선거제도는 마련되지 않았다.

# 프랑스= 프랑스의 대선은 니콜라 사르코지(56) 전 대통령을 누르고, 제1야당인 사회당 프랑수아 올랑드(57) 후보가 지난 4월 당선됐다.

프랑스의 권력 구조는 대통령과 의원내각제의 혼합형이라 할 수 있다. 엄격히 말하자면 프랑스의 정치체제의 기반은 의원내각제이다. 단지 과거의 경험속에서 약한 행정부를 강화시킬 필요성에 의해 대통령의 권한이 강화된 것이다.

1789년 대혁명 이후 현재의 프랑스는 헌법상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의 혼합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다. 앞서 3·4공화국의 의회 우위의 제도에 따른 행정부의 혼란은 프랑스로 하여금 행정부의 권한이 강화된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게 했다. 공권력은 조직과 각 기관의 권한은 헌법에 토대를 두고 있다. 프랑스 제5공화국 헌법은 반(半)대통령제적인 특색을 내포하고 있으며, 집행부 권력의 이원적 구조를 그 특징으로 한다.

프랑스의 선거제도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획득한 후보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명시화하고 있다.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지만, 사표 방지와 반수 이상 득표에 따른 정당성 확보 등을 더 중시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대통령의 연임이 가능하며, 임기는 5년인데다 우리나라의 대선과 같은 주기다.

# 러시아= 푸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5월초 대통령에 취임했다. 지난 2000~2008년에 이어 세 번째 임기를 맞는 것. 하지만 지난 임기에 비해 대통령 취임에 반대하는 야권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충돌하는 등의 상황이 벌어지는 등 혼란스러운 정국이다.

러시아의 국가 구조를 이루는 중추적 기관은 대통령·연방의회(국가두마와 연방회의)·내각·최고재판소 등으로 나뉘어진다. 타 국가 대통령의 권한보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러시아의 대통령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임기 4년에 중임이 가능하다. 또 의회 해산권과 총리임명권, 각료 임명권 등의 권한을 갖고 있다. 아울러 헌법에 명시된 절차와 상황에 따라 국가두마(의회)를 해산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데다 중앙은행총재 임명, 국민투표 실시권 등을 갖고 있다.

대통령의 권한 행사는 사실상 국가권력기관인 입법·사법·행정의 모든 기관에 대한 최종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상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러 번 선거에 나설 수 있는 4년 임기의 대통령 선거는 절대다수투표제로서 프랑스의 결선투표제와 마찬가지로 후보자가 50% 이상의 표를 득표해야만 당선될 수 있다.

# 포스트 '아랍의 봄'

아랍권에선 이집트가 6월말 60년만의 첫 민주적 방식으로 당선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내각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멘은 2월 하순 33년만에 대선을 치러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후보를 신임 대통령으로 당선시키면서 민주화가 진행중에 있다. 약 42년동안 이어진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 붕괴후 처음 실시된 리비아 제헌의회 선거(의석수 200)에서 국민평의회 전 서열 2위인 지브릴이 이끄는 자유주의 성향의 국민세력연합이 비례대표 80석 중 39석을 차지하며 승리했다. 쿠웨이트는 2월, 이란은 3월 총선을 치렀다.

/송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