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생활습관을 '녹색생활'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온실가스의 43%는 가정, 상업, 교통 등 비산업부문에서 배출된다. 그만큼 각 가정과 직장, 학교 등에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여기 녹색생활을 실천하는 우리 이웃의 얘기를 들어보자.
숲해설가 김도연씨
기후 강의 하러 다닐때마다
'버스·지하철·걷기' 생활화
EM용액으로 빨래·설거지
'그린리더 양성소' 계수中
에너지 절약 교과과정 포함
동아리활동에 주제 발표도
"학부모에 실천 홍보할 것"
■ 녹색생활, 어렵지 않아요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에 사는 김도연(53·여)씨. 숲해설가와 기후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녹색생활 전도사다.
김씨는 인천지역 초·중등학교를 다니며 기후 강의를 하러 다닐 때마다 교통수단으로 'BMW'를 타고 간다고 한다. 'BMW'라고 하면 비싼 외제차가 연상되지만 사실 버스(Bus), 지하철(Metro), 걷기(Walk)의 줄임말이다. 승용차 이용을 1주일에 하루만 줄여도 연간 온실가스 445㎏을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녹색생활 실천의 첫걸음은 'BMW'라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기후강사가 차를 끌고 다니며 강의를 하러 다닌다는 게 부끄러워 7년 전 차를 폐기처분했다"며 "처음에는 짐도 많고 불편했지만, 이제는 인천 버스노선을 꿰고 있을 정도로 익숙해졌다"고 했다.
김씨의 가방엔 항상 개인컵이 들어있다. 종이컵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자신만의 규칙이다. 하루에 종이컵을 5개 사용하면 연간 온실가스 20㎏이 배출된다고 한다. 김씨는 "학교나 기관을 방문했을 때 누가 커피를 준다고 하면 컵을 꺼내서 '여기에 타주세요'라고 한다"며 "개인컵을 꺼내기가 쑥쓰러울 수도 있지만, 종이컵은 썩는 데 20년이나 걸린다"고 했다.
김씨의 녹색생활은 가정에서 더 철저하다. 지난 19일 찾아간 김씨의 아파트에서는 김씨가 실천하고 있는 녹색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김씨의 거실 전등스위치와 보일러 스위치 앞엔 온도계가 항상 있다.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냉난방 온도를 1℃ 조정할 경우 연간 온실가스 110㎏을 줄일 수 있다. 적정실내온도는 여름 26℃ 이상, 겨울 20℃ 이하다.
김씨는 특히 가정의 '대기전력' 낭비부터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전력이란 전기제품을 사용하지 않고도 플러그만 꼽혔을 때 소모되는 전기다. 대기전력은 전기제품 전력의 약 10%를 차지한다.
김씨는 "보통 가정에서는 절전형 멀티탭을 사용하면서도 컴퓨터책상 바닥에 두거나 눈에 띄지않게 숨겨놔 버튼을 켜고 끄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절전형 멀티탭 버튼을 누르기 쉽게 책생 위로 올리는 실천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 김씨는 EM(미생물)용액을 활용한 설거지·빨래하기, 폐식용유 비누 사용하기 등 다양한 녹색생활을 실천하고 있다.
김씨는 "남들도 다 하는 것이라 자랑할 것은 아니지만 온실가스 저감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알면서도 못하는 주부들도 많기 때문에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그린리더를 키우는 학교
인천시 계양구에 있는 계수중학교는 그린스타트인천네트워크·인천시교육청 지정 '기후보호교육정책추진학교'다. 교과 과정을 통해 기후변화를 가르치고 학생 스스로 에너지절약을 실천하는 학교다.
계수중의 기후변화 교육은 수업시간 외에도 학생과 학생 사이에서 이뤄진다. 계수중 기후보호 동아리 학생 23명은 이달 말 그린스타트 인천네트워크의 '그린리더' 초급과정을 이수한다. 학생 '그린리더'는 녹색생활에 앞장서면서 친구들의 실천을 돕는 '기후코디네이터' 역할을 한다. 또 계수중은 각 학급마다 지정된 '절전도우미'와 '분리수거도우미'가 녹색생활을 실천하고 있다.
계수중은 각 학급별로 기후보호와 관련된 학급실천 주제가 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정한 주제에 대한 실천사례를 연말 학교축제에서 발표한다. 계수중은 또 축제 때 발생한 탄소를 계산해 '탄소상쇄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계수중학교 장동숙 교육부장은 "앞으로 교내에 기후상설 전시관을 만들어 이론과 체험, 실천이 함께하는 기후교육을 실시할 것"이라며 "학생들뿐 아니라 학부모에게도 녹색생활 실천의 중요성을 알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경인일보·그린스타트 인천네트워크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