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F 사무국 유치를 위해 여와 야가 하나가 됐다. 야당 출신인 송영길 인천시장이 청와대는 물론 정부와 함께 발을 맞춰 초당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송 시장은 지난주 초부터 송도컨벤시아 인근 호텔에 묵으며 GCF 사무국 유치를 위한 분석작업을 시작했다. 송 시장은 이사회에 참석하는 각 이사국들의 대표가 누구인지, 어떤 책을 썼는지 등에 대해 분석하며 그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준비를 했다.

청와대는 GCF 사무국을 송도에 유치하기까지 송영길 시장과 황우여 대표의 초당적 협력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송 시장의 경우 당초 GCF 사무국 공모에서 서울과 인천이 경합을 벌일 때부터 '전면전' 태세로 적극적인 대응을 한 게 유치 성공의 결정적 요인이라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송 시장은 미국 대표로 참석하는 길버트 메카프 미 재무성 차관보를 만나기 전엔 그가 쓴 에너지 조세 관련 책을 국회도서관에서 급히 빌려와 책 내용을 함께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세계은행에서 18년간 근무한 금융전문가인 알렉세이 크바소프 러시아 대표를 만나선 박정희 정권하에서의 경제발전과 칠레의 경제발전 과정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다.

또 인천과 러시아의 특수관계, 바랴크 함대 깃발관계, 페테르부르크 대학 유치 건 등 여러 사안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다. 잠비아의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나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시와 인천시와의 자매결연방안에 대한 논의를, GCF 사무국 유치평가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던 벨리즈의 오드리 조의 그랜트 에너지장관 등을 만나선 시 차원의 벨리즈와의 협조 방안을 논의했다.

송 시장이 이사회 기간 만난 GCF 이사국 대표만 해도 10개국 이상이 된다. 이 같은 개별 이사와의 접촉은 청와대와 정부의 유치활동을 보완하고, GCF 사무국 유치국가가 우리나라로 선정되게 하는 촉매제가 됐다는 평가다.

그는 이외에도 청와대 측의 요구로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등에 요청해 국회 차원의 'GCF 2사무국 유치 지지결의안' 통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 같은 초당적인 협조는 함께 유치경쟁을 벌였던 경쟁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우위를 선점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는 평가다.

송영길 시장은 "청와대와 정부는 공중전을, 인천시는 보병전을 치렀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GCF 사무국을 유치하자는 데 특별히 문제를 제기할 것이 없었던 만큼, 모두가 국익을 위해 힘을 보태줬다"고 말했다.

/정의종·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