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인천이 환경 분야의 세계 은행이라 불리는 녹색기후기금(GCF·Green Climate Fund) 사무국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기구 본부가 인천 송도에 들어서게 됐고, 이로인해 우리나라 국격 상승은 물론 송도가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 나란히 설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GCF는 지난 20일 송도 컨벤시아에서 2차 이사회를 열고 인천 송도를 사무국 유치 도시로 선정했다.
이날 유치 직후 송도컨벤시아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을 깜짝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송도가 GCF를 유치함으로써 세계 유수의 국제도시로 발돋움하게 될 계기를 마련했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송영길 인천시장과 인천시민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GCF 사무국을 유치함으로써) 대한민국 국민이 큰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GCF를 통해 100년, 200년 인류 역사에 기여하고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한국이 돼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이번 GCF 유치로 우리나라는 향후 세계 환경문제의 화두인 탄소저감 정책을 이끌 수 있는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고, 인천 송도는 유엔 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 IMF(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이 있는 워싱턴 DC 등과 같은 국제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GCF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1천억달러의 환경 기금을 조성하게 되고, 2020년 이후부터는 매년 1천억달러씩 기금을 마련해 개발도상국의 탄소 저감을 위한 직·간접적인 지원을 해주게 된다.
환경기금이 몰리고 이를 타내기 위해 각국 정부 관계자들이 앞다퉈 송도를 찾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한 유·무형의 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GCF와 직원들의 금융서비스·지출 수요에 따른 부가가치와 고용창출 효과, GCF 관련 부수적인 각종 국제회의에 따른 숙박·관광·교통 등 서비스산업의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글로벌 녹색성장 논의에서 우리나라의 소프트 파워와 리더십이 강화되는 무형의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은 GCF 직원 500명이 인천 송도에 상주할 경우 3천80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GCF 유치로 인한)경제적 효과는 한국에 초대형 글로벌 기업 하나가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된다"라며 "부수적인 회의, 관광, 숙박, 금융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우리 기업이 앞으로 기후변화 관련 프로젝트 정보를 획득하고 참여하는데 훨씬 유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GCF(녹색기후기금), GGGI(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GTC(녹색성장기술센터) 등 이명박 대통령의 녹색성장 기조를 반영한 '그린 트라이앵글' 구축을 완성하게 됐다.
박 장관은 "GCF 유치에 기존의 GGGI, GTC를 더해 우리나라는 환경 자금·지식·기술 등 3요소를 모두 갖추게 됐다"라며 "이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송영길 인천시장도 "송도 국제도시가 세계 주요 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라며 "송도는 이제 글로벌 환경 메카로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종·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