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 한 아파트에 사는 A씨는 얼마 전 갑작스레 집에 물이 나오지 않아 곤욕을 치렀다. 수도 공급이 일시 중단된 이유는 지난 여름에 교체된 단지내 수도 배관이 터졌기 때문. A씨는 "이곳에 10년 넘게 사는 동안 물이 안 나온 적은 거의 없었는데 배관 교체 이후 단수만 벌써 세 번째"라고 울분을 토했다.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B아파트단지내 수도 배관 교체작업이 부실 흔적을 드러내며 단수 현상이 빈번히 발생,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러나 시 당국과 아파트관리사무소측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9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7월 1천700여세대가 살고 있는 B아파트단지내 노후 배관을 교체키로 결정, 50%의 예산을 지원해 지난 8월 2일부터 단지내 배관 교체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1~2개월이면 끝날 작업이 수차례 보수공사를 거듭하며 장기화됐고 급기야 지난달 28일 배관 일부가 터져 단지내 수도 공급이 6시간 가량 끊겼다.

관리소 측은 지난달까지 모든 작업이 완료됐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해 하고 있다. 주민 C씨는 "말로만 공사가 완료됐다고 한뒤, 어디어디가 말썽이라며 공사를 벌이고 단수를 한게 몇번인지 모르겠다"며 "이 엄동설한에 자꾸 물이 끊긴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개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원성에도 시와 관리소측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국토해양부 지침상 공동시설에 대한 지원사업의 경우 '최저가 낙찰제'를 통해 가장 저렴한 업체와 계약을 맺는다"며 "이 때문에 저비용을 내세운 부실업체들이 종종 나올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단수로 인한 피해를 입은 부분에 대해선 "물탱크에 여분의 물을 준비해두지 않은 관리소측의 실수"라고 책임을 전가했다.

이에 대해 관리소측은 "수도배관 교체 작업시 물 공급이 중단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 아니냐"며 주민들의 불만을 일축했다.

/김규식·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