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충원 강남대 교수·산학협력단장
2009년 처음으로 도시형생활주택이 도입된 이후 3년 만에 그 공급 규모가 20여만 가구에 이르렀다. 이렇듯 짧은 기간에 공급이 급증한 데는 적어도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듯싶다.

도입 3년만에 20여만가구 이르러
공급 과잉에 따른 공실률 문제
부동산시장 침체 방지책 필요
1~2인주택 주거환경 개선해야
침실 제외한 공동이용시설 활용
이웃과 교류하는 커뮤니티 형성


우선 사회적 수요에서 직접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1~2인 가구가 크게 늘면서 소형 주택의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도 한몫 했는데, 공급자에게는 국민주택기금을 지원하고 부가세를 면제해 주는 등 재정적인 혜택과 함께 부대복리시설의 설치의무를 면제해 주고 주차장 설치와 인동간격 기준 등 건축규제를 완화해 주어 공급을 부채질했다.

반면 소비자에게는 취득세와 재산세 등을 면제해 주거나 감면해 주는 것으로 수요를 부추긴 꼴이 됐다. 주택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이 사업에 뛰어든 데에도 영향을 받은 바가 크다.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신규 주택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다 보니 사업자들에게는 유일한 일거리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도시형생활주택과 관련해서 지적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공급과잉으로 인한 공실률 문제다. 약 30% 정도가 공실로 남아 있고 1~2인 가구의 특성상 새로 지어진 깔끔한 건물을 선호하다 보니 입주자의 잦은 이동으로 기존 건물은 입주자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대형 아파트의 미분양 문제가 아직도 먹구름처럼 시장을 짓누르는 상황에서 소형 주택마저 침체된다면 부동산시장은 더욱 어려운 상황을 겪게 될 것이므로 적절한 공급관리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공급 형태에도 문제가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그 규모와 형태, 그리고 설치기준에 따라 원룸형, 기숙사형, 단지형 다세대 등의 유형이 있지만 거의 85% 정도가 원룸형으로 공급되었기 때문에 원룸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12~50㎡ 정도의 초미니 방 하나에 침대, 부엌, 욕실은 물론이고 소파, 세탁기, 냉장고, TV 등을 세트로 갖추다 보니 독립된 사생활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작은 공간을 집기와 가전으로 가득 채우다 보니 공간 낭비적인 요소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폐쇄된 원룸 생활은 사회적 교류가 가능한 커뮤니티를 제공하지 못해 더욱 단절된 생활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역세권과 같이 접근성이 좋거나 상업업무지구와 인접한 곳에 입지하다 보니 쾌적성과 안정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경계벽, 층간소음 기준과 주차장 설치 기준을 완화시켜 준 결과 채광과 일조, 프라이버시 등이 침해받고, 주차공간의 부족으로 골목길의 혼잡을 가중시키는 문제를 가져오기도 한다.

그렇다면 지속가능한 도시형생활주택의 발전 방안은 없겠는가? 현재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50%에 달한다. 그 비중은 앞으로 점점 높아질 것이며 이에 따른 소형 주택의 수요는 지속될 전망이다. 소형 주택시장의 활성화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앞서 지적한 문제들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안을 생각해 본다면 유럽에서 유행하는 코하우징(Co-Housing)을 참고할 만하다. 침실을 제외하고 다양한 공동이용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공동이용시설을 설치하면 개인생활 공간의 효율성을 높여 주거비용을 낮추고 개방적인 커뮤니티를 형성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폐쇄적인 방 안에 갇혀 사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어울리면서 교류할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될 수 있다. 일본에서 시도한 바 있는 셰어하우스(Share House)도 마찬가지다. 커뮤니티가 있는 생활을 기본개념으로 삼고 개인공간을 확보하면서 타인과 공존을 지향하는 것으로 침실 이외의 모든 공간은 공동으로 이용한다.

이제 도시형생활주택은 폐쇄적이고 천편일률적인 방 하나짜리 원룸을 공급하는 데서 벗어나 입주자들의 니즈에 부응할 수 있고 입주자들 간에 자연스러운 커뮤니티 형성이 가능하도록 좀 더 다양하고 차별화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