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저어새 등 희귀조류 보전을 위해 지정한 송도갯벌 습지보호지역(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일원 6.11㎢) 오염 상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연안환경생태연구소가 2012년 7월부터 6개월간 진행한 '송도갯벌 습지보호지역 모니터링' 결과, 인근 지역의 오염물질 배출로 인해 부영양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습지보호지역 20개 지점에서 측정한 대형저서동물의 건강성지수(ISEP) 대부분이 '나쁨'에 해당하는 5~6등급이었다. 1994년 4등급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갯벌의 건강성이 나빠지고 있는 셈이다.

송도갯벌의 대형저서동물 다양도 역시 가로림만, 천수만, 증도, 완도 등 다른 해역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였다.

연구원은 이 같은 결과가 부영양화 등 환경적 교란 영향인 것으로 보고 있다.

습지보호지역인 송도 6·8·11공구에서는 인천신항 진입로 조성 및 매립공사가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인공수로 공사를 위해 습지보호지역 내에 쌓아둔 토사가 갯벌로 흘러들어가 습지보호지역을 오염시키고 있다.

오이도와 송도 11공구 사이에 위치한 하수처리장에서도 오염물질이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물질로 인한 생태 변화가 계속된다면 송도갯벌에 서식하고 있는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등 국제적 희귀조류의 번식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천시는 습지보호지역이 지정된 2009년 이전에 진행된 공사를 중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습지보호지역을 관리하고 있는 연수구에서도 습지 보호를 위한 뾰족한 해법은 없는 상황이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