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환 성균관대 교수·수원시창업지원센터장
계사년이 밝았다. 2013년 계사년은 육십간지의 30번째 해이다. 뱀의 해인 올해는 단기로는 4346년이고 불기로는 2557년이다. 많은 알과 새끼를 낳는다는 뱀의 다산성은 풍요와 가복의 신이며 뱀은 생명의 탄생과 치유의 힘, 지혜와 예언의 능력, 끈질긴 생명력을 내포한다고 한다.

경제불황기 中企 자금난 심각
섣부른 지원은 되레 문제 야기
중진공 포함 정책금융기관
상호보완적인 융자정책 필요
신보, 통합관리시스템 갖추고
성장단계에 맞는 지원 바람직


역사적으로 계사년은 다른 해에 비해서 많은 사건은 없었으나 가장 최근의 일로는 한국전쟁이 휴전을 맞은 해가 계사년이다. 그러나 2013 계사년은 한국 정치경제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에는 한국호의 새로운 선장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가 당선되었다. 박근혜 당선인은 중소기업을 위한 공약을 많이 발표하였다. 중소기업은 오늘날 우리나라 법인수의 99%를 차지하고 전체고용자의 88%를 차지한다. 중소기업의 중견기업화 또는 대기업으로의 성장은 한국경제 재도약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영원한 3대 숙제를 항상 안고 사업을 한다. 자금난, 인력난, 마케팅 부족 등이 그것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경제 불황기에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더욱 심하다. 주변의 많은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자금융자 및 보증지원은 크게 5개 정책금융기관으로 분류할 수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정책금융공사, 지역신용보증재단 등이 그것이다. 이 중 중앙정부에서 운영하는 4개 정책금융기관의 보증 및 대출 지원액(2012년 8월 말 기준)은 중진공 2조2천147억원, 신용보증기금 27조2천528억원, 기술보증기금 12조4천74억원, 정책금융공사 2조8천682억원으로 총 융자지원 집행액은 44조7천431억원이며, 8월 말까지 지원받은 업체는 20만2천708개 기업이다.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2010년 기준) 312만2천332개 중 정책금융기관 4곳으로부터 보증 및 대출 지원을 받은 업체는 9.9%인 30만7천661개에 불과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융자는 자기가 벌어서 갚는 돈이다. 갚는 돈도 조달이 어려운 게 오늘날 중소기업의 현실이다.

중소기업의 자금지원은 과거 정부에서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보완해 왔지만 아직도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나 섣부른 중소기업의 자금지원 증액은 결국 많은 문제를 유발한다. 따라서 새로운 정부의 중소기업 자금지원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첫째 중진공을 포함한 정책금융기관의 상호보완적인 융자정책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운전자금 융자비중은 줄이고, 중소기업의 시설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시설투자 전용 융자사업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둘째 신용보증기관의 보증 정보까지 포함하는 '정책금융 통합관리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정책금융기관에서 직접대출을 통한 정책자금 지원은 시중은행이나 다른 정책금융기관에서도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해 집중지원할 필요가 있다.

셋째 기업 성장단계에 맞는 자금지원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회사를 창업하고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서 성장단계를 거친다. 이러한 성장단계의 기업은 중복지원과 반복지원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창업기업의 자금지원이다. 일반적으로 창업은 많은 리스크를 수반한다. 초기 창업자의 이러한 위험은 정부가 져야 한다. 따라서 창업초기자의 자금지원을 보다 늘릴 필요가 있다. 특히 초기 창업자의 경우 융자보다는 출연 비율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 계사년 올해는 유럽의 경제위기 지속이 예상되며 일본의 인위적인 엔화약세, 미국의 양적완화를 통한 저달러 등이 우리 경제를 매우 괴롭힐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경제위기와 지속적인 경기불황의 터널을 걷고 있는 이러한 국내외 요인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엔 힘든 시기이다. 정부와 기업 모두가 합심하여 난국을 극복하고 많은 중소기업의 성장이 돋보이는 계사년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