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잿가루와 섞여 수천t방류
방초천에 저류조 설치 방재
팔당호 지류 유입억제 노력
미세먼지 기준치도 5배넘어
최근 5년간 경기도내 가장 큰 화재로 기록된 안성의 코리아 냉장창고 화재(경인일보 5월 6일자 23면 보도)가 아직도 완진되지 않은 채 불이 계속되고 있다. 수만t에 달하는 돼지 및 참치 등의 기름 때문이다.
소방당국은 건물붕괴의 위험이 있는데다 주변으로 불이 확산될 염려가 없다며 모두 타도록 내버려두는 방침을 세웠지만 이제는 수천t의 소방용수에 피와 기름이 섞이면서 팔당호 지류까지 오염될 우려를 낳고 있다.
9일 안성시와 안성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새벽부터 코리아 냉장창고 화재 현장에 쏟아부은 물은 5천700t에 달한다. 화재진압이 시작된 지 6일이 넘었지만 아직도 창고 내부 74개 블록(연면적 5만465㎡) 중 12%인 9개 블록이 불타고 있다.
소방당국은 건물이 모두 타버릴 때까지 내버려 둘 계획이지만 창고 뒤편 대덕산에 불이 옮겨붙지 않도록 계속 물을 뿌리고 있다.
지금껏 투입된 소방용수는 잿가루와 섞여 우수관로를 타고 사고현장 인근 방초천으로 흘러들었다. 창고 내부에 돼지고기만 1만t가량 저장돼 있었기 때문에 흘러든 소방용수는 피와 기름에 크게 오염된 상태다.
시는 사고 당일 오전부터 폐수가 하천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초천 1.2㎞구간에 17곳의 저류조(용량 1만2천t)를 마련해 뒀다. 아직까지 여유공간은 4천t정도가 남아 있다.
하지만 이날 오후부터 시작된 비로 폐수가 흘러 넘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는 물의 오염정도를 나타내는 기준인 BOD가 2천~4천㎎/ℓ(1급수 기준 1㎎/ℓ이하)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시는 현재 방초천 저류조의 폐수가 팔당 지류로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해 방제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폐수처리차량이 12대나 동원됐지만, 폐수처리 등 모든 작업이 마무리되려면 앞으로 열흘가량 더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화재현장 주변의 대기오염도 심각한 상태다. 대기오염도 측정결과 미세먼지(PM10)는 최대 554㎍/㎥(기준치 100㎍/㎥)로 나타나 기준치의 5배를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 관계자는 "오늘부터 내리는 비는 10~20㎜로 예상되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폐수종말처리장으로 폐수를 실어 나르고 있다"며 "작업이 끝나도 저류조 바닥의 오염된 흙을 파내야 하기 때문에 도와 환경부 등 관계기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10일 오후까지 계속될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이명종·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