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다저스 류현진 최다 이닝 투구.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7과 3분의1이닝 동안 안타 6개, 볼넷 2개를 허용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5승을 달성했다. 이날 류현진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시즌 최다 이닝 투구였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투구수 조절에 애를 먹던 류현진(26·LA 다저스)이 '이닝 이터(inning eater)'로 자리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방문경기에서 8회 1아웃까지 6안타 2실점으로 막아 시즌 5승(2패)째를 따냈다.

팀내 에이스인 클레이턴 커쇼에 이어 5승 사냥에 성공한 것도 고무적이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가장 긴 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류현진은 앞선 9경기에서 총 55와 3분의1이닝을 기록해 경기당 평균 6이닝 가량을 던졌다.

종전 가장 길게 던진 경기가 4월23일 뉴욕 메츠전으로 7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막은 것이었다.

또 데뷔전부터 지난 12일 마이애미 경기까지 8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던져 다저스 팀 역사상 최다기록 타이를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18일 애틀랜타전에서 불과 5이닝만에 공 100개를 던지고 교체되면서 돈 매팅리 감독으로부터 처음으로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당시 류현진이 볼넷 5개를 기록하며 투구수 조절에 실패하자 매팅리 감독은 "공100개만 되면 체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최근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린 다저스는 류현진이 조기 교체된 뒤 결국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야구에서 투수를 평가하는 기준은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등 여러가지 척도가 있지만 감독이 가장 바라는 이상형은 '이닝 이터'일 것이다.

연간 162경기의 대장정을 치르는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 그만큼 불펜투수들이 힘을 비축할 수 있어 마운드 운용이 쉬워진다.

선발투수가 완투를 하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 또한 6이닝 이상을 3실점 이하로 막아내도 '퀄리티스타트'라고 높이 평가한다. 

류현진은 국내프로야구 7시즌 동안 190경기에 등판해 1천269이닝을 던져 경기당 평균 6과 3분의2이닝을 던졌다. 27경기나 완투했고 완봉승도 8차례 달성했다.

두말할 필요없이 한국을 대표하는 이닝이터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선 이날 처음 8회에 마운드에 올랐다. 실투가 들어가면 여지없이 장타로 연결하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파워를 의식해 지나치게 신중한 투구를 하다보니 국내시절보다 투구수가 훨씬 늘어나면서 긴 이닝을 던지지 못했다.

애틀랜타전 부진을 털고 가장 긴 이닝을 던진 류현진이 밀워키전을 계기로 본격적인 '이닝 사냥'에 나설지 기대된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