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바다·숲·주말농장 등
각종 체험장소 많은 경기도
외국인들이 즐겨 찾도록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해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어야
최근 '힐링(healing)'이란 말이 많이 사용된다.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힐링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힐링'이라는 말이 붙으면 일단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힐링 열풍이 부는 원인은 여러 가지이나 경기 부진, 경쟁 심화 등으로 도시민들의 공감과 소통 요구가 증대되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몸과 마음이 고달프기 때문이다. 힐링 열풍은 몇 년 전 불었던 '웰빙(well-being)' 열풍과 비슷하나 웰빙이 잘 먹고 잘 사는 현재 상태에 비중을 두는 반면 힐링은 심신의 회복과 치유 과정에 더 초점을 맞춘다. 힐링 열풍은 대단하다. 대표적인 힐링여행인 템플스테이의 경우, 2005년에는 방문자가 5만1천명에 불과했으나 2011년에는 4배가 넘는 21만3천명이 다녀갔다.
힐링 열풍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관광, 오락, 휴식, 주말농장 등 힐링붐이 일고 있고 힐링 관련 산업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다. 일본은 1990년대 후반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많은 국민이 좌절을 겪었다. 그 결과 미용, 휴양, 관광 등 '휴식(relaxation) 산업'이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다. 도쿄 도심에서 가까운 점을 적극 살려 하코네 온천을 유명휴양지로 개발했다. 지역 특산물을 적극 활용한 관광상품을 개발하여 해외 관광객도 적극 유치하고 있다.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도 명상이나 요가, 스파, 유기농식품, 에코상품, 의료, 공연 등 힐링 관련 산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힐링산업의 급속한 성장을 보면서 농어촌과 경기도를 생각해 본다. 농어촌은 기본적으로 농어업인의 일터이기도 하지만 도시민들에게는 휴식과 즐거움, 체험과 관광, 휴양과 오락 공간이기도 하다. 앞으로 농어촌은 다양한 일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힐링 장소로 변모될 것이다. 최근 농업을 6차산업이라 한다. 생산 중심의 1차산업에서 가공, 유통, 저장하는 2차산업을 넘어 관광, 의료, 문화, 서비스 등 3차산업이 융복합하는 6차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6차산업 시대의 농업은 달라져야 한다. 시야를 넓히고 영역과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 타 산업과의 끊임없는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 농업이다. 최근 정부는 창조경제를 역점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과 다양한 아이디어, 창의성이 가미되어 고부가가치를 창조하고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변모되어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창조경제이다. 창조경제의 핵심 산업이 농업이다. 예를 들어 과거 사양산업이라고 여겼던 누에고치를 이용한 화장품, 비누, 치약, 누에그라, 인공 고막, 인공뼈 등 무한한 신소재를 만들어내는 것이 최근 농업이다. 이외에도 농산물, 야생식물, 산야초 등 무한한 천연자원을 이용하여 신소재나 기능성 식품, 약품소재 등 무궁무진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향후 유전자원, 과학기술, 정보통신과 융복합한 새로운 미래가치는 농업과 농촌 부문에서 창출될 것이다.
필자는 주말이면 수시로 광교산을 오른다. 건강과 힐링 때문이다. 과거 미국 워싱턴 D.C에서 농무관으로 재직할 때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등산이다. 미국은 넓은 평원은 많으나 오를 만한 산은 귀하다. 제대로 된 산을 가려면 자동차로 두세 시간은 가야 한다. 곳곳에 등산로가 잘 발달되어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등산 환경도 좋지 않다. 우리는 명산도 많고 너무 쉽게 산을 오를 수 있는 복 받은 나라다. 경기도는 수리산, 관악산, 천마산 등 유수한 명산이 많고, 등산로도 잘 정비되어 있으며 주변 경관도 빼어나다. 이렇게 좋은 환경을 가진 경기도를 세계적인 휴양과 힐링의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 산, 강, 바다, 숲, 주말농장, 각종 체험장소 등 휴식과 힐링을 추구할 많은 장소를 가진 지역이 경기도이다. 제부도, 국화도 등 섬 휴양지도 다양하다. 전통 먹거리와 약재를 넣은 다양한 식음료와 힐링한식도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힐링, 생태, 전통음식 체험 등 테마가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하여 경기도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외국인들도 경기도 힐링장소를 찾도록 해야 한다. 세계 휴양관광 산업은 연간 1천100억달러 규모의 거대시장이다. 경기도가 발상을 전환하여 한류 열풍과 힐링여행을 연계하면 세계적인 휴양과 힐링 명소로 태어날 것이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