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 어김없이 찾아오는 납량특집
혈관근육 수축으로 체온저하 효과
경기도, 민속촌등 여행지 4곳 엄선
답답한 도시 탈출 스트레스 훌훌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긴 장마가 지나가더니 기다렸다는 듯 무더위란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추위가 맹위를 떨치면 '동장군(冬將軍)'으로 인격화하지만 무더위가 찾아온다고 해 '하장군(夏將軍)'으로 표현하지는 않는다.

국어사전을 찾아 보면 하장군은 그냥 신라때 무관인 하장군(下將軍)이다. 더위를 하장군으로 인격화하지 않은 것은 그럴 필요가 없어서일 것이다.


무더위는 그냥 잊고 싶었던, 외면하고 싶었던 민초들의 심리가 언어생활에 그대로 투영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이처럼 무더위는 잊어야 할 기후현상이다. 이 때문에 무더위가 찾아올 때쯤이면 어김없이 공포영화, 공포드라마, 공포소설 등 공포 콘텐츠가 등장한다. 이른바 납량특집 전성시대다.

납량의 사전적 의미는 '여름철에 더위를 피해 서늘한 기운을 느낌'이다. 납량하면 자연스레 공포로 귀결되는 것은 그만큼 공포가 납량에 효험이 있다는 의미다.

실제 공포물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대상을 등장시키거나 상상하게 함으로써 피부 혈관 근육을 수축시킨다. 이때 체온 저하 효과로 이어지게 된다.

공포영화와 무더위의 상관관계가 의학적으로 어느 정도 입증된 셈이다.


이에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온 8월 둘째 주말, 경기도내 대표 오싹한 관광지를 방문하는 것도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경기도가 엄선한 대표 공포 여행지는 4곳이다.

1990년대 MBC 코미디 프로그램에 방영돼 "뭐 필요한 거 없수"란 말을 유행시켰던 귀곡산장의 실제 모델인 가평 귀곡산장부터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의 공포체험 공간, 기이한 바위소리가 들려온다고 해 이름 붙여진 의정부의 바위소리 카페 등이다.

특히 한국민속촌의 공포체험 공간인 전설의 고향은 민속촌의 특성답게 가장 한국적인 공포를 현실성 있게 구현해냈다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다. 마음 단단히 먹고 공포체험에 나서야 한다.

무덥고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공포 관광지에서 "꺅', "꺅" 고함을 지르는 것은 더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까지 날릴 수 있다.

/김민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