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욕구를 촉진 시키고
악천후땐 불쾌지수를 상승시켜
소비심리를 위축시킨다
이처럼 소비자의 소비결정에
날씨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날씨는 우리 모든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든 업종과 분야에서 날씨를 경영기법에 활용하기 시작한 지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기업경영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날씨 마케팅(weather marketing)이다. 기상정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비즈니스를 유리하게 전개하는 기법이다. 기업주는 날씨를 경영전략의 한 결정요소로 인식하여 날씨 변화로 인한 위험을 최소한으로 막고, 그 위험을 반대로 이용하여 보다 많은 이윤을 확보하는 마케팅 기법인 셈이다.
심리학자들에 의해 날씨와 인간 기분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 졌는데, Howarth과 Hoffman은 강수량, 온도, 풍량, 풍속, 기압, 습도 등의 날씨 변수와 인간 심리에 관한 연구에서 습도, 온도, 일조량은 기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즉, 날씨효과이다. 그의 연구에 의하면 햇빛과 같은 상황에서 인간은 모험적인 상황에서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Beauchemin과 Hays은 미국에서 발생한 폭동들 대부분이 85도F 이상일 때라고 주장하였다. 이들의 연구에서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사실은 온화한 날씨는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화시켜 소비욕구를 활성화시키고, 악천후의 경우에는 불쾌지수를 상승시켜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다.
이러한 경우는 최근 국내의 전통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시장경영진흥원이 전통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실제 상인들은 업황이 나빠진 이유로 경기 침체(36.4%)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날씨·기후(35.9%), 제품 특성상 비수기(27.2%), 대형마트·SSM 영향(17.1%) 등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는 가공식품 전망지수가 61.6으로 가장 낮았다. 가공식품은 본격적인 무더위로 식품이 상하거나 변질할 수 있어 고객이 꺼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햇빛가리개가 없는 전통시장은 더욱 심했다는 사실을 올 여름 무더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소비자의 소비결정에 날씨가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어 기업들의 날씨경영이 마케팅에 도입되고 있다. 특히 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날씨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은 눈여겨 볼만하다. GS25와 훼미리 마트의 경우에는 날씨정보를 POS를 활용하여 제품의 수요공급량을 조절하여 매출을 극대화하였다. 신세계 및 현대백화점의 경우에는 주차장 이용고객에게 생수를 증정하고, 지상주차장 주차 시 이동식 에어컨으로 차량 온도를 낮춰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주었으며, 매장내에서는 쿨 서비스전담 직원을 배치해 고객에게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을 선착순으로 제공해주는 날씨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였다. 찌는 더위와 기습적인 폭우 등이 백화점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날씨에 포커스를 둔 마케팅을 펼쳤다.
더 나아가 가격 매커니즘에도 관련하고 있다. 올 여름 연일 지속되는 폭염으로 수박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수박 값이 때늦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것은 대표적인 경우이다. 일반적으로 수박은 매년 말복(올해 8월 12일)이 지나고 8월 중순으로 접어들면 급격한 소비 감소와 함께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는 데 올해는 8월 중순에 접어들어서도 기록적인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수박이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었다. 수박을 재배하는 농가들 입장에서 출하시기를 조절하는 마케팅을 이용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사례는 날씨서비스 제공업체인 케이웨더의 자료에 따르면 여름철 온도가 1도 상승하면 음료수 판매량이 8.4% 증가, 아이스크림의 경우 기온이 섭씨 30도가 넘으면 겨울철에 비해 3.7배의 판매량을 보인다는 통계 데이터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날씨는 소비자의 소비 구매의사 결정의 종속변수, 매개변수가 아닌 독립변수로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다. 모든 기업들은 날씨가 새로운 경쟁력의 한 요소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날씨경영을 적극적으로 마케팅으로 도입하여 불황을 극복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더 나아가 날씨에 따른 업종과 시장 특성에 맞는 올바른 포지셔닝이 이루어져야 할 때이다. 특히, 기업 마케팅 관계자들은 날씨변화가 매출증대의 중요한 변수라는 날씨마케팅에 대한 마인드가 절실히 필요하다. 기상 정보를 바탕으로 원재료 구입, 상품기획, 유행전망, 광고와 판매전략, AS 등 전 분야에 걸쳐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이민상 협성대 대외협력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