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올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
553만명중 중국인이 30%차지
중국관광객 지속적 유치위해선
민속촌·화성·드라마촬영지 등
관광지를 특색있는 한식과 연계
'한식 관광콘텐츠'로 개발해야


경기도가 발전하려면 중국을 잘 알고 대처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늘어나는 중국 관광객을 경기도에 유치하고 이들의 기호를 잘 파악하여 대처하면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K-POP과 드라마 등 한류 열풍으로 지난해 사상 최초로 외국인 관광객 천만시대를 열었다. 작년 외국인 관광객 수는 1천114만 명으로 5년 전에 비해 7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세계 여행계의 큰손인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遊客)'의 증가가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 553만명 중 약 30%인 174만명이 중국인 관광객이다. 사상 최초로 일본 관광객 숫자를 앞지르고 중국이 외래 관광객 1위에 올랐다. 앞으로 중국의 경제성장, 교역규모 확대 등에 따라 중국 관광객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중국 '요우커'는 특급호텔보다는 모텔이나 도시민박 등 저렴한 곳에서 숙박하는 대신 관광이나 쇼핑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한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쇼핑 금액이 1천달러를 넘는 일본인 관광객은 전체의 4.2%에 그친 반면, 중국인 관광객은 32.3%를 차지한다. 다만 단순한 볼거리나 쇼핑에만 치중해서는 안되며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중국의 여유법(旅遊法) 시행으로 내년부터 중국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다. 중국은 저가의 해외관광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이달부터 쇼핑 관광, 팁 관광 등을 전면 금지한다. 판에 박힌 듯 똑같은 저가 여행상품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의료, 교육, 문화체험 등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특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여 중국 관광객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풍부한 음식과 식문화를 가지고 있고 음식의 가짓수도 많은 나라가 중국이다. "책상다리 빼고는 다 먹는다"고 할 정도로 식재료도 다양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들을 사로잡을 한국 음식메뉴는 부족하다. 중국인 관광객이 접하는 한식 메뉴는 비빔밥, 삼계탕 등 서너가지로 한정되어 있다. 한류 드라마의 영향으로 궁중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으나 전문 음식점을 찾기도 쉽지 않다. 저가 여행상품을 이용하느라 제대로 된 한식을 맛보기도 어렵다. 중국 관광객 네 명 중 한 명꼴로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기한다고 한다.

중국 관광객들이 감동받을 특별한 명품음식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결론은 가까운데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양귀비가 즐겨 먹었던 과일 '여지'(중국말로 '리즈'), 한무제가 먹었던 인삼을 곁들여 요리한 새우, 특색있는 누룽지도 명품음식이 될 수 있다. 누룽지를 '천하제일의 음식'이라고 극찬한 사람은 청나라 황제 강희제다. 강희제는 민심시찰을 자주 하였는데, 어느 날 장쑤성의 쑤저우로 시찰여행을 떠났다가 길을 잃고 어느 농가에 들어갔다. 남은 음식이 없던 아낙네는 가마솥에 남아있는 누룽지에 야채국물을 부어 만든 누룽지탕을 내놓았다. 배가 고팠던 강희제는 누룽지탕을 맛있게 먹고 아낙네에게 '천하제일요리'라고 적어주었다고 한다.

중국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특색 있는 음식을 중심으로 '이야깃거리'를 개발하고 테마 관광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경기도에는 중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명소가 많다. 경기도 테마파크는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 10대 관광명소로 선정될 정도이다. 용인 한국민속촌이나 수원 화성, 남양주 종합촬영소를 비롯해 여러 영화·드라마 촬영지도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방문코스다. 이러한 관광지를 특색 있는 한식과 연계하여 '한식 관광콘텐츠'로 개발해야 한다. 드라마, K-POP, 영화, 공연 등 전통한류를 넘어서 한국 음식과 식문화를 주제로 한 경기도의 대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자.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 관광상품을 개발하여 한국의 맛과 멋을 알려야 이들이 자국에 돌아가서 훌륭한 한식 전도사 역할을 할 것이다. 해외 관광객 천만시대를 맞아 경기도가 '명품 경기도 음식'으로 중국인을 사로잡아야 한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