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그오브레전드. 마우스 쥔 채 검거된 '롤게임(LoL:리그오브레전드) 폐인'

게임 때문에 강도짓을 벌인 20대 남자가 결국 게임 때문에 경찰에 붙잡혔다.

온라인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중독인 이모(23)씨는 지난 15일에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PC방에서 LoL게임을 즐겼다.

며칠 밤을 새우며 가지고 있던 돈을 전부 PC방비로 탕진하고도 계속 게임을 즐기던 이씨는 PC방을 몰래 빠져나왔지만 며칠째 즐기던 게임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씨는 PC방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결심했고 곧바로 인근 지역을 돌며 범행장소 물색에 들어갔다.
다음날 자정까지 거리를 헤매던 이씨는 수원시 교동의 한 구멍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 물건을 사는 척하며 가게를 살피던 이씨는 A(70·여)씨가 혼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태도가 돌변했다.

노약한 A씨를 밀쳐 넘어뜨린 뒤 머리를 수차례 주먹으로 내리쳐 기절시킨 뒤 가게에 있던 20여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신고를 접수한 수원서부경찰서는 강력팀 전원을 동원, CCTV 분석을 통해 이씨의 도주로를 파악했다.

경찰은 이씨가 범행을 저지른 뒤에도 유유히 수원시의 한 PC방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 탐문 끝에 이씨가 LoL게임 중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범행 이후에도 LoL게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이씨는 검거될 때까지 PC방에서 LoL게임을 하다 덜미를 잡혔다.

LoL게임은 동시접속자 수가 300만명에 이르는 등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게임으로 지난 10월 말 기준 온라인게임 점유율 42%, 상반기 PC방 점유율 40%에 달한다.

한편 경찰은 26일 이씨에 대해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윤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