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은숙 경인식약청장
만병의 근원 비만예방 위해선
운동과 고른 영향섭취 중요
나트륨 섭취량 WHO권장기준
남성 3배·여성 2배 넘어
주로 국·찌개·면류에서 높아
국물양만 줄여도 크게 개선돼


2014년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언제나 한 해의 소망과 함께 몇 가지씩 계획과 결심을 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빠지지 않는 것이 체중감량을 위한 다이어트이다. 세대와 성별의 구분 없이 다이어트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정상체중인 사람에 비해 비만인 사람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혈증이 동반될 위험이 2배 이상 높다고 한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직·간접적인 사회비용이 2011년 기준 3조4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비만율은 남자가 36.3%, 여자는 24.8%로 남성은 30~40대에서 여성은 60~70대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달 25일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2 건강검진 통계연보'에서도 30~40대 남성의 비만율이 41.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과거 10년 동안 증가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비만인구 비율이 약 1.5배 증가하였다. 특히 30대 남성이 가장 뚱뚱하고 담배를 많이 피우면서도 운동은 제일 적게 하는 등 가장 나쁜 건강 상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경각심을 주고 있다. 여성의 경우는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70대 여성의 비만율이 증가하고 있어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한국사회가 이제는 전 생애 주기의 맞춤형 국민건강 증진 정책의 필요성을 방증한다. 유아와 청소년 비만 문제 또한 심각한 국민건강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는 심리적으로도 상당한 위해요인이 되고 성인보다 합병증에 노출되는 기간이 더 길어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비만인구가 증가하면서 비만이 새로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WHO는 2015년에 전 세계 인구의 약 23.4%가 비만이 될 것이며, 2020년에는 3명 중 1명이 비만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병의 근원이 되는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도 중요하나, 나이가 들수록 무엇보다도 균형 잡힌 영양섭취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의 식생활 습관은 개선되고 있지 않다. 우리 국민은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먹고 있을까? 갈수록 더 많은 기름진 음식을 먹고 단 음료와 술을 더 많이 마시고 조금씩 더 짜게 먹고 있으며, 외식도 더 자주 하고 있다. 여기에다 보충제 섭취까지.

식생활에 있어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세 가지 바로 당분, 소금, 지방이다. 우선 당류의 경우 우리 국민의 1인당 하루 당 섭취량은 매년 증가해 2010년 41.5g으로 조사되었다. 천연당을 제외한 당 섭취량 중 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이 33%, 음료류는 21%를 차지하고 있다. 무심코 먹는 음료가 우리 비만의 주범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현재 커피전문점 22개사 1만2천500여 매장이 칼로리 표시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으니, 제품 주문 시 열량을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들의 당류 과잉 섭취 예방을 위해 학교 내 매점과 우수판매업소에서는 '고열량·저영양 식품' 판매를 금지하고 있고, 이들 식품은 스마트폰 앱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소금 섭취의 지표인 나트륨 섭취량은 남성의 경우 WHO 권장기준치의 3배가 넘고, 여성의 경우는 2배가 넘는다. 주로 국, 찌개, 면류와 김치 등에서 나트륨 섭취량이 높은데, 국물의 양만 줄여도 나트륨 섭취량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지방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정제가공유지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트랜스지방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가공식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정제가공유지에 포함된 트랜스지방의 저감화를 위해 우리나라는 2004년부터 실태조사를 강화하고 조사결과를 공개하는 등 식품업계와의 협업으로 저감화에 성공하였다.

한편 외국에서는 청소년들의 건강증진과 비만예방을 위해 학교에서 과일을 무상 또는 염가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비만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어젠다로 생각하고 예방적이고 장기적이며 정신 건강과 연계되는 통합관리 체계로 나아가고 있다. 그래도 건강은 본인 스스로 챙겨야 하는 것이니 만큼 갑오년 말의 해 열심히 달리고 뛰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전은숙 경인식약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