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길거리 쓰레기통을 부활키로 했다. 길거리 쓰레기통은 지난 1995년 1월 1일 쓰레기 종량제 시행 이후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쓰레기 봉투를 구입해서 버려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길거리 쓰레기통에 버리는 얌체족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종량제 시행으로 쓰레기의 배출량은 줄었지만 쓰레기 불법투기가 성행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길거리와 주택가 인근, 빌딩지하 곳곳에는 담배꽁초와 음료수 병, 각종 쓰레기들이 넘쳐났다.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곧 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길거리 쓰레기통을 없애기 시작했다. 종량제 봉투 예산도 절약하고 또 도시 미관을 보호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부작용이 늘어만 갔다. 담배꽁초나 음료수 병, 비닐봉지 등의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는 얌체족들로 인해 길거리는 온통 쓰레기 천지다. 버스정류장 인근도 아예 쓰레기장을 방불케 한다. 경기도가 2012년 조사한 쓰레기 의식에 관한 도민 설문조사에서도 1천 명의 응답자 가운데 56%가 보행로와 주변 지역에 무단투기 한다고 해 이를 방증해주고 있다.
19년 만에 길거리에 쓰레기통을 설치하겠다는 경기도의 계획은 일단 찬성한다. 오는 7월 상가 밀집지역이나 버스 승강장 주변 등 거리 투기가 극심한 곳을 선정해 쓰레기통 100개를 시범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하니 그에 대한 성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의식수준도 길거리 쓰레기통의 확대 설치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집 안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길거리 쓰레기통에 투기하는 행태들이 발생한다면 곤란하다. 쓰레기통의 설치가 오히려 길거리를 깨끗이 하여 도시미관 유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쓰레기통 설치 이후의 과제도 많다. 우리 주변에는 고약한 냄새가 풍기는 음식물 쓰레기를 골목 한쪽이나 도로변에 몰래 내다놓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쓰레기 무단 투기행위도 함께 기승을 부린다. 이같은 불법 투기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경기도에서만 연간 1천400억원의 예산이 낭비된다고 한다. 길거리 쓰레기통 설치를 계기로 이번 만큼은 불법투기에 대한 철저한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 과태료를 대폭 상향하는 것도 방법의 하나다. 시민들이 선진시민의식을 보여줘야 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과제다.
길거리 쓰레기통 설치 이후의 과제
입력 2014-03-2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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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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