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남철(본명 한남규·1937~93)은 인천 강화군 화도면 여차리에서 3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고 유소년 시절의 대부분을 인천 송림동, 송현동에서 보낸 작가다.
창영국민학교, 서울중학교, 인천중학교, 인천고등학교(55회)에서 공부했다. 그는 어렸을 적 인천과 강화에서의 체험을 소설로 형상화했다.
한남철은 소설가 현덕의 계보를 잇는 '인천 작가'다. 어린 아이의 눈으로 인천 하층민들의 삶을 그린 점, 인천을 문학적 탐구의 공간으로 삼은 점에서 현덕을 계승하고자 했다. "한 선생은 현덕을 통해서 문학에 눈떴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고 그의 고향 후배 최원식 인하대 교수는 말했다.
신경림 시인은 "내가 인천을 처음 안 게 현덕 소설을 통해서였다. 한남철과는 현덕을 소재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한남철은 '시·소설에 안목이 높은' 문학 기자였다. 작품을 평가할 땐 가차없었다고 한다. '한 번 아닌 건 끝까지 아닌' 성격이었다. 기자로 일하면서도 반독재 투쟁의 전면에 나서 늘 감시의 대상이 됐다.
반면 대학 친구들 사이에서는 물렁했다. 서울대 철학과에서 한남철과 인연을 맺은 채현국(79) 경남 양산 효암학원 이사장은 "30년을 매일 만나다시피 했는데, 천진난만한 성격에 별났다. 순하고 물캥이인 사람, 강화 촌놈에 인천 짠물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소설 '바닷가 소년'은 1982년 KBS TV문학관에 방영됐다. 이듬해 이 드라마는 영국 BBC에 수출됐고,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방송영화경연대회(PRIX FUTURA)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연출가 고(故) 장형일 PD는 2009년에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한남철의 장남을 찾아가 계약을 맺기도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한남철이 본명 한남규로 출판한 소설집 '바닷가 소년'(창작과비평, 1992)은 아직 절판되지 않아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인천 부평·주안·화도진·미추홀·연수 도서관이 이 책을 보유하고 있어 대출해서 보는 것도 가능하다. 바닷가 소년을 TV문학관 드라마로 보려면 KBS영상사업단에 전화해 주문하면 된다.
/김명래기자
[책 읽는 인천, 문학속 인천을 찾다]'인천작가' 계보 잇는 소설가 한남철
입력 2014-07-0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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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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