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선 공천을 둘러싸고 심각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서울 동작을에서는 20년지기 친구 사이가 금이 갔고, 광주 광산을에서는 과거 민주당 시절 '밀알' 모임 멤버로 막역한 사이였던 김한길 공동대표와 천정배 전 의원이 충돌했다.
'경쟁력·재보선승리' 등을 앞세운 전략공천 칼날에 '우정·의리'가 가차없이 갈라지는 정치의 냉혹한 한 단면이 여지없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하지만 수원 팔달(수원 병)은 달랐다. 새정치연합은 9일 김영진 지역위원장이 오랫동안 터를 닦아온 이 곳에 손학규 상임고문을 전략공천했다.
팔달은 김 위원장뿐만 아니라 당원·시의원들도 당의 전략공천을 반대하며 대립각을 세웠던 곳이다. 타 지역처럼 충돌·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컸지만 팔달은 예상외로 조용했다.
당 지도부와 손 고문이 타 지역과는 달리 '찍어내리기·일방통행'식 행보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는 전략공천을 확정하기 전날 오전 서울 한 호텔에서 손 고문을 만나 팔달 출마를 요청했다.
당초 영통 출마를 선호했던 손 고문은 남경필 지사가 오랫동안 지켜온 팔달이 결코 쉽지 않은 지역임에도 '선당후사' 입장에서 이를 수용했다.
이후 손 고문은 3선의 박기춘(남양주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김 위원장 문제를 상의하며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박 의원은 최장기 철도노조 파업 해결에서 보여준 상생·타협의 정신을 살려 김 위원장을 설득했고, 어느 정도 긍정 반응을 얻어냈다.
박 의원으로부터 얘기를 전해들은 손 고문은 곧바로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양해를 구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저녁에 지지자들과 손 고문 지원을 결정했다.
손을 맞잡은 대선주자급 정치 대선배와 정치신인 후배가 '대화·배려·양보'의 정신을 팔달에서 구현했다는 평가다.
/김순기기자
'의리정치' 깨진 새정치… 수원 팔달만은 달랐다
서울 동작을·광주 광산을 홍역
수원병 손학규 전략공천 탈없어
정치 선후배 대화·양보 정신살려
입력 2014-07-0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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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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