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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
발효된 음식 2천여가지 넘어…
'대한민국식품대전' 통해
도내 식품 국내외 널리 알려
관광·웰빙·체험농업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
최근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건강과 장수에 좋다는 점이 밝혀지기 때문이다. '제3의 물결' 저자인 엘빈 토플러는 발효맛을 '제3의 맛'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늙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 즉 '무병장수'는 인류의 숙원이다. 세계적으로 장수지역의 공통점은 발효음식을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요구르트의 고향'이라는 불가리아는 대표적인 장수국가다. 장수의 비결은 요구르트에 있다. 요구르트는 유산균 보급을 통해 장속에 남아있는 숙변 물질들을 제거하고 유익한 균을 강화시킨다. 돼지고기를 발효시킨 중국 모쏘족의 '쭈퍼로우'나 스페인의 '하몽', 일본의 '낫토' 등도 대표적인 장수발효식품이다.
발효식품과 장수의 상관관계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농촌의 건강장수마을 거주자와 도시지역 40대 이상 거주자들의 장내 미생물 분포를 분석한 결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유산균 비율이 도시거주자에 비해 장수마을 거주자가 3~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중국 최초의 황제인 진시황도 '불로초'를 찾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불로초를 구하러 서불(徐市) 일행을 삼신산(三神山)에 보냈는데, 이 지역이 우리나라 남해 지방이라는 설도 있다. 진시황이 부활한다면 우리나라를 찾아와 우수한 발효식품을 찾을 것 같다.
발효식품은 원래 저장기간을 늘리는 데 목적이 있었으나 지금은 건강이나 영양적인 측면에 더 주목한다. 미국의 식품요리 학자인 존 니호프 교수는 아침과 저녁 한국음식을 섭취한 결과, 별도의 다이어트 없이 몸무게가 5㎏ 줄었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40% 이상 감소했다면서 한국 음식을 '기적의 음식'이라고 했다. 한국음식은 전통적으로 발효식품이 많다. 주요한 부식인 김치·젓갈·장류 등 2천여 가지가 넘는다. 우리나라가 발효식품에 관해 세계최고 강국이 아닌가 싶다. 발효식품은 영양소가 증가되고 식품을 소화 흡수되기 쉬운 형태로 바꾼다. 식품의 발효과정을 통해 유산균을 비롯한 여러 유익한 미생물이 나온다. 콜레스테롤 제거, 비만예방은 물론 면역력을 키우고 자연치유력을 만들어 항암효과까지 뛰어나다.
우리 발효식품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2006년 미국의 건강잡지 '헬스(Health)'는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했다. 김치 1g에는 10억마리의 유산균이 들어있으며, 막걸리 1병에는 요구르트보다 100배나 많은 700억~800억마리의 유산균이 들어있다. 고추장·된장·간장·청국장 등 각종 장류와 젓갈·식혜도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은 발효식품이다. 다이어트 미용식품으로 마케팅에 성공한 홍초, '웰빙주'로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막걸리는 대표적인 수출효자 품목이기도 하다.
경기도에도 우수한 발효식품이 많다. 포천이 막걸리로 유명하고, 국내 굴지의 간장 생산업체가 이천에 공장을 둔 것도 우연이 아니다. 특히 서해안의 풍부한 해산물과 산간 지방의 산채, 넓은 들과 밭에서 나는 곡식이 어우러져 김치의 재료와 종류가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다양하다. 호박열무김치·고수김치·보쌈김치·비늘김치·장김치·감동젓김치·순무김치 등 종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장류·식혜·식초·음료·막걸리 등도 얼마든지 웰빙식품으로 수출이 유망하다.
발효식품 산업의 가능성은 먹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관광농업·웰빙농업·체험농업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경기도 농업기술센터는 '농촌건강 장수마을' 선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용인의 장재마을, 양주의 겨르메기마을 등이 장수마을로 선정돼 전통문화 계승발전, 교육 등에 대한 지원을 받는다. 장수마을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홍보하면 고령화된 농촌에 건강과 활력을 심어줄 수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식품박람회인 '대한민국식품대전(KFS)' 행사가 9월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우리 발효식품의 우수성과 성장가능성을 강조한다. 행사 슬로건도 '대한민국 전통발효식품의 향연-발효 꽃이 피었습니다'다. 전국 400여 업체가 생산한 1천600여개 발효식품을 선보인다. 경기도의 우수한 발효식품을 이번 행사를 통해 잘 홍보해 국내외에 널리 알리기를 기대한다. 또한 많은 경기도민이 참가해 '발효식품 선진국'인 한국식품의 맛과 멋을 느끼기를 기대한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