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공기업 개혁안을 내놨다. 그리고 오늘 국회에서는 공무원 연금 개혁안도 발표된다. 언젠가, 누군가해야 할 '뜨거운 감자'를 본격적으로 건드려 보겠다는 새누리당의 개혁의지에 공감한다. 공기업 개혁은 역대 정권마다 늘 써먹었던 단골메뉴였다. 그러나 표와 직결돼 있어서 언제나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다. 노조가 머리띠를 두르고 반발하면 정부는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공기업의 방만경영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 2013년 공기업 부채는 520조원이다. 그런데 공기업 직원들은 지금도 민간기업 직원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철밥통 고용에 초호화 복지로 혈세를 흥청망청 낭비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공기업을 확 바꿀 모양이다. 한전 등 7개 공기업에 대해서는 구체적 실행방안까지 제시했다. 이 안에 따르면 부실한 자회사를 매각해 부채를 메우도록 하고, 인사제도에서는 호봉에 따른 자동승급제를 폐지하고 성과에 따른 승진과 연봉제를 도입키로 했다. 평가와 연계해 정년보장제를 폐지하고 임금피크제도 시행한다니 민간 기업의 인사제도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방안들만 실현된다면 공기업 임직원의 '철밥통'을 깨고, 관습화된 방만경영도 청산할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 연금개혁도 공기업 개혁과 다르지 않다. 정권마다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논의하는것 조차 눈치를 봐야 했다. 공무원 사회의 동요와 반발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논의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 세금으로 메워야 할 공무원연금 적자는 올해 2조5천억원이다. 오늘 연금학회가 국회에서 발표하는 공무원 연금개혁 방안에는 퇴직 수급자에게도 사실상 수령액을 3% 삭감하는 방안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공직자들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다. 공무원노동조합 총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미 공무원 총궐기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공기업 개혁과 공무원 연금개혁을 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너무 뻔하다. 당장 선거가 없다는 것도 지금이 개혁의 적기임을 알리고 있다. 방만한 공기업이 언젠가 터질 폭탄이라면 지금 그 뇌관을 제거해야 한다. 공무원 연금도 마찬가지다. 지금 개혁하지 못하면 우리 후손들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너무 크다. 합리적인 연금개혁이 필요한 이유다. 퇴직 및 재직 공무원에게 솔직하게 설명하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번에 못하면 기회는 없다. 공기업·공무원 연금개혁, 지금이 골든타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