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地産地消 운동'
미국 '100마일 운동' 처럼
신선하고 저렴하게 유통하는
경기도만의 고유한
로컬푸드 운동이나
직거래 모델 개발해야


최근 "믿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이 없다"고 걱정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소득수준이 증가하고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식품 소비패턴도 '양보다 질'이 강조된다.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점도 식품 소비패턴 변화를 뒷받침한다.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영양섭취 수준이 아니라 더 깨끗하고 안전하며 품질이 뛰어난 음식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식품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농산물 구매기준은 신뢰도와 가격이다.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똑같은 크기·성능으로 찍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같은 품종이라도 빛·토양·물·온도·습도 등 재배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소비자들은 믿을 수 있는 농가에서 지속적으로 먹거리를 공급받기를 원한다. 가격도 너무 비싸거나 들쑥날쑥해서는 안된다. 생산자 입장도 마찬가지다. 힘들게 농산물을 재배했는데 제값에 팔지 못한다. 판로확보도 어렵고 도매시장이나 공판장 등 판매여건도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농산물 유통개선은 역대정부에서 많은 노력을 했으나 여전히 미흡하며 생산자·소비자 모두가 불만이다.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만족시키기 위한 방안의 하나가 농산물 직거래다. 도매시장의 경우 5~6개의 유통단계를 거친다. 유통과정에서 40~50% 정도 비용이 발생돼 소비자 구입가격이 높아진다. 직거래는 불필요한 유통단계를 줄여 소비자들이 30%이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5%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직거래유통 비중을 2016년까지 10%대로 확산시키고자 한다. 최근 양재동 aT센터에서 '농산물 직거래·로컬푸드 페스티벌'도 개최했다.

다양한 직거래 모델을 선보였다. '로컬푸드 직매장' '꾸러미' '온라인 직거래' '직거래장터' '창의적 직거래' 등 여러 가지 직거래 유형을 소개하고, 체험행사도 실시했다. 로컬푸드(Local Food) 판매가 인기다. 로컬푸드는 지역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판매시스템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거래를 유도해 농가소득증대에 기여한다. 운송시간이 짧아 농산물 신선도가 높고 장거리 이동을 하지 않으므로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적다. 학교급식·도농교류 확대 등 부수적인 효과를 거둬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는 '일석 삼조'의 효과가 있다.

로컬푸드 운동이 세계적으로 열기를 띠고 있다.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 미국과 캐나다의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 모두 지역 농산물 소비촉진운동이다. 일본 정부는 지역에 기반을 둔 식생활문화를 구축하고 올바른 식습관 확립, 농업에 대한 인식 확대, 더 나아가 식량자급률 제고와 지역경제 발전, 지산지소 모델타운 정비 등 다양한 효과를 내고 있다.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은 거주지 반경 100마일(약 160㎞)내서 생산된 지역 농산물을 소비하자는 취지다. 이 운동은 뉴욕 등 대도시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미셸 오바마 미국대통령 영부인도 백악관내 텃밭을 만들어 도심 텃밭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경기도는 수도권의 먹거리를 담당하는 대형 생산지이자 소비지다. 직거래·로컬푸드 운동이 경기도에서 확산되고 성공해야 한다. 직거래가 활성화되면 지역 농업인 소득증대로 이어진다.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도 불식된다. 농가의 노력, 소비자 관심이 중요하나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1차적으로 중요하다. 지산지소운동·100마일운동처럼 경기도만의 고유한 로컬푸드 운동이나 직거래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수도권 시민과 경기도 농업인, 경기도 행정이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면 세계적인 성공모델을 만들 수 있다. 다가오는 남북통일과 동북아시대에 경기도가 우수농산물 공급기지로 확고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경기도에서 우리 실정에 맞는 농산물 '新유통시대'를 열어가자.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