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은 이날 경제주간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기고문을 통해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우며 이는 신이 내게 준 선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성적 취향을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애플 회사 동료와 지인들 사이에서 팀 쿡이 게이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팀 쿡이 게이가 아니냐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팀 쿡은 일부 지인들에게 자신이 게이라는 점을 밝혀왔고,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동성애자 지지발언을 해 왔다. 앞서 27일에도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고향 앨라배마 주 정부에 대해 "성소수자 권리 보호에 소홀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애플 역시 회사 방침으로 성소수자(LGBT) 권리 보호를 명문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팀 쿡의 커밍아웃은 그의 사회적 지위와 맞물려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충격을 전했다.
팀 쿡이 사회적 논란과 파장, 특히 회사에 미칠 수도 있는 '부정적 영향'을 감수하고서라도 커밍아웃을 한 것은 본인이 밝힌 대로 다른 동성애자들을 돕기 위해서다.
팀 쿡은 기고문을 통해 "내 자신이 행동가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내가 그동안 다른 사람(동성애자)들의 희생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애플의 CEO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리면 자신이 누구인지 고민하는 사람이나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동성애자에 대한 미국 사회의 인식이 바뀐 것도 팀 쿡의 커밍아웃에 상당한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현재 수도인 워싱턴DC와 버지니아 주를 비롯한 32개 주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미 대법원이 동성결혼을 사실상 합법화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었다.
팀 쿡의 고향인 앨라배마 주는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결국은 인정하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일각에선 동성결혼 합법화가 미 전역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팀 쿡의 개인적 신념과 사회적 분위기가 그의 커밍아웃을 끌어낸 것으로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