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치국수
여수멸치로 국물 내 주문즉시 삶아 면 꼬들꼬들
'3500원 착한 가격에 새벽 5시까지 영업 '눈길'
'면'에 대한 자신감… 4개 메뉴로 10년째 성업


코끝 시린 계절이 성큼 다가오면서 뜨끈뜨끈한 국물이 자꾸 떠오른다면? 술 한잔 마신 뒤 바로 집에 들어가긴 아쉽고 대신 속을 달랠 수 있는 시원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수원시 팔달구 경수대로 48번길 2(구주소 인계동 1015)에 위치한 '옛날 잔치국수'는 10년째 같은 곳에서 손님들을 후끈 데워주는 국수 전문점이다.

장인의 기운(?)이 느껴지듯 이 집의 메뉴는 잔치국수, 열무국수, 비빔국수, 라면 딱 네 개 뿐이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단연 잔치국수. 김복희 사장은 여수에서 직거래로 공수해 온 국내산 멸치로 국물을 우려내고 매일 아침 수원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사온 호박과 당근 등 신선한 채소로 국수를 내놓는다.

점심이면 손님들이 가득 들어차 기다림도 감수해야 하지만, 절대 면을 미리 삶아놓지 않고 손님이 주문을 하면 삶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면이 꼬들꼬들하고 입에 착 감긴다.

비빔국수는 사과, 양파, 무 등 과일과 채소를 섞어 만든 전매특허 양념을 일주일간 숙성시킨 뒤 사용하는데 새콤달콤해 자꾸 먹다보면 금세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된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건 김치. 매주 목요일 열무 100단, 배추 20포기 분량의 김치를 직접 담그는데, 좋은 재료와 정성으로 담근 김치로 열무국수를 만드니 맛이 없으려야 없을 수 없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가격도 착하다. 잔치국수와 열무국수는 모두 3천500원, 비빔국수는 4천500원, 라면은 2천500원으로 두 사람이 와도 1만원을 넘지 않는 가격에 수원시 착한가격업소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보통'과 '특'에도 가격 차이가 없어, 처음 온 손님들은 '정말 곱빼기도 3천500원이 맞냐'며 몇 번이고 되묻곤 한다.

특이한 점은 보통 국수집과 달리, 새벽 5시까지 영업을 한다는 것. 가게 문을 열고 오전 11시부터는 김 사장이 국수를 만들다가 오후 9시 바통을 터치, 남편이 이튿날 5시까지 가게를 지킨다.

근처 인계동 유흥가와 나이트클럽에서 술을 한 잔 걸치고 오는 손님들에, 잠자리에 들기 전 출출한 배를 부여잡고 가족 단위로 찾아오는 손님도 많아 오히려 이 집은 낮보다도 밤에 더욱 바쁘다.

요즘은 용인 수지, 화성 발안, 동탄, 안양 등에서도 입소문을 듣고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까지 생겼다.

김 사장은 "인건비, 재료비 등을 고려해 가격을 500원 올려야 한다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남편이 우리 집 국수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맛있는 국수를 싼 값에 대접하자고 고집해 착한가격업소로 소문이 났다"며 "우리 집의 특별함이라면, 그저 좋은 재료와 정성뿐"이라고 말했다.

전화번호:(031)234-2454, 옛날 잔치국수 전문점.

/신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