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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사무장, 조현아 사과쪽지 공개 /KBS1 뉴스라인 방송 캡처 |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 당시 여객기에서 내쫓긴 박창진 사무장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사과쪽지를 공개했다.
박 사무장은 17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사건 직후 대한항공이 직원들에게 최초 보고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또한 박사무장은 대한항공을 통해 국토부 조사 계획을 통보받았고, 조사 2시간 전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답변에 대한 지침을 받았다고 전하며 국토부 조사의 전 과정에 회사가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박 사무장은 조사 과정에서 "임원진이 먼저 브리핑을 하고 임원이 '맞잖아', '이거지?' 라고 물으면 예, 아니오로 답하는 식의 조사가 이뤄졌다"며 "진술 당시 조사실 내부의 모든 얘기가 밖으로 들려 밖에 있던 임원진들은 다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거짓진술 요구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회사 간부로부터 "(국토부는) 검찰도, 경찰도 아니기 때문에 거짓 진술을 어떻게 할 수 없다. 우리말만 믿게 돼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조사를 마친 뒤 박 사무장은 관계자들 앞에서 앞서 국토부에서 제출할 사실 관계 확인서를 수정해야 했다며 "마치 초등학생이 선생님이 불러주는 대로 받아쓰기할 때처럼 약 10∼12회 정도 수정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강압적인 지시와 관련된 부분을 거의 다 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사무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자신의 집에 찾아 남기고 간 사과쪽지 내용을 공개하며 "더 참담했다. 저를 배려하는 사과나 진정성이 담긴 말은 없었다"며 말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사과 쪽지에는 '직접 만나 사과드리려고 했는데 못 만나고 갑니다. 미안합니다. 조현아 올림'이라고 적혀 있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15일 박 사무장을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불발됐다. 이에 대해 박 사무장은 "신뢰할 수 없는 조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재조사에 응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