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키 실종 10대 한국인 시리아. 사진은 지난 10일 시리아와 접경한 터키 국경 도시 킬리스에서 실종된 김군이 투숙한 호텔. /연합뉴스
터키의 시리아 접경지역에서 실종된 한국인 10대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넘어갔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8일 경찰과 현지 소식통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시 금천구에 사는 김모(18)군은 부모에게 "터키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7박8일 여행을 가겠다"며 지난 8일 이스탄불로 출국했다.

김군이 투숙했던 호텔 직원에 따르면 김 군은 지난 9일 투숙한 뒤 이튿날 오전 짐을 챙겨 황급히 호텔을 떠났다고 말했다.

호텔 직원은 또 김 군이 얼굴을 옷과 마스크로 감췄지만 유창한 아랍어로 인사를 건넸다고 말했다. 호텔 직원은 그러나 김 군이 왠지 초조해 보였다고 전했다.

김 군은 현지 친구로 알려진 하산이란 남자를 만나러 갔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군은 부모의 교회 지인이 연결해 준 A(45)씨와 동행했다.

동행자 A씨는 김군이 사라진 지 사흘째 되던 지난 12일 주터키 한국대사관에 김군의 실종 신고를 했고, 부모는 15일 한국 경찰에 아들의 실종을 신고했다.

그러다 지난 17일 현지 언론이 김군의 실종과 관련해 "18세 한국인 남성이 시리아로 불법입국해 IS에 가담했다"고 보도했다.

킬리스는 IS가 장악한 시리아 북부 지역과 채 10㎞도 떨어지지 않아 외국인 성전주의자들이 몰래 국경을 넘어 IS에 가담하는 주요 경로로 꼽힌다.

이같은 보도에 김군의 어머니는 경찰 조사에서 해당 보도가 오보라고 주장하며 IS 가담설을 극구 부인했다.

외교부는 김 군이 시리아로 갔다는 물증이 없는 만큼 납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IS가 최근 SNS를 통해 전 세계에 있는 10대들을 상대로 포섭전을 펼치는 상황을 고려하면, 김군이 만나러 간 하산이라는 인물이 평범한 펜팔 친구가 아닌 IS 대원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날 경찰이 김군의 컴퓨터를 입수해 분석하던 중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IS 대원들이 IS 깃발 그림을 걸어놓고 자세를 취하는 모습의 사진을 발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군이 평소 IS에 남다른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주일 넘게 김군의 행적이 정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은 장기화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한편 실종된 김군은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중학교 진학을 포기한 채 집에서 홈스쿨링을 하며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