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가구 양성화 재산권 보호
홍보 부족 등 문제 아쉬워
인천의 대표적 쪽방촌인 동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주거 정비사업이 최근 (사)한국주거복지포럼(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 민간 학회 등이 국내 주거복지 정책 발전을 위해 설립)이 주관한 ‘제1회 주거복지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대상(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경인일보 2월6일자 20면 보도)
사업의 중심에는 이윤정(건축사·현일건축사사무소 대표) 인천여성도시환경연구원 원장이 있었다. 이 원장과 연구원의 여성 건축사들은 만석동 쪽방촌의 무허가 건물들을 양성화하기 위해 지적 재조사 사업에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했다.
현재 인천시 도시계획위원(원도심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 원장은 인천시의 요청으로 3년 전 지역 건축사들과 인천지역의 재개발 재건축 해지 지역의 실태를 조사했다.
이 원장은 “당시 현지 실측을 하고, 주민이 원하는 것들을 전문가로서 조언도 해주는 활동을 했다”면서 “그러던 중 2013년 괭이부리마을의 한 빈집의 생활 쓰레기가 바로 아래 판잣집의 지붕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그때부터 이번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괭이부리마을 다수의 주거용 무허가 건축물들이 지적 경계와 부합하지 않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에서 시와 동구청은 기존 법령들을 연계해 지적과 건축물의 경계를 일치시켜 무허가 건축물을 양성화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원장과 연구원 회원들은 현장을 방문, 지적 재조사 및 무료로 도면을 작성해줬다.
이 원장은 “무허가 건물의 양성화를 위해선 해당 가구에 수십만원 정도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상황이어서 이를 잘 설명하고 신청을 받았다”면서 “처음 22가구가 신청을 했고, 최종 확인 후 14가구에 대한 양성화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14가구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도왔으며, 전체 사업 추진의 기반을 닦은 것이다. 이 원장은 “홍보 부족, 여타 지역과 형평성 문제로 인해 사업을 보다 확장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도 지역 주거 정비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인천시건축사회 여성위원장이기도 한 이 원장은 시건축사회가 해마다 열고 있는 인천건축문화제의 일환으로 ‘취약지역 생활 여건 제고사업 학생 공모전’을 개최할 계획을 세웠으며, 남구 학골 지역의 주거 정비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 원장은 “마을은 어떤 정책에 의해 만들어져선 안되며, 주민 스스로 시간을 갖고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전문가들은 살짝 물길만 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