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성 질환 예방하는
손씻기 생활화 선택아닌 필수
여름철엔 음식 85℃이상
1분 이상 충분히 가열 섭취
노로바이러스 오염된 지하수
겨울에도 반드시 끓여 먹어야


지난 겨울철 평창올림픽 개최지 인근 리조트에서 1주일 사이 4차례 식중독이 발생하는 등 노로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유행하면서 식중독은 고온 다습한 여름철(6~9월)에 많이 발생한다는 통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식중독 발생 현황이 기존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되던 패턴을 넘어 일 년 내내 유지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2014년에는 전체 7천262명 식중독 환자 중 늦 봄과 여름철에 학교에서 발생한 식중독 환자 수가 4천34명으로 전체의 56%를 차지했다. 이중 지난해 5월에 인천지역 1천100여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집단 식중독으로 인한 고통을 겪었다. 세월호 사태 이후 식품안전을 포함한 사회안전 여론조사(SBS 여론조사, 2014년 5월)에 따르면 국민의 90%가 대한민국 사회는 불안하다고 인식하고 있었고, 응답자 중 22%가 식품안전이 불안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집단식중독 발생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외 주요 식중독 사례를 보면 독일의 경우 2012년 8월 학교·보육시설에서 급식으로 제공한 중국산 냉동딸기 섭취로 1만2천여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으며, 2011년도 미국에서는 콜로라도주에서 생산된 칸탈루프 멜론 껍질이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되어 환자 146명이 발생하여 이중 30명이 사망하기도 하였다. 또한 일본에서는 2011년 도야마현 등 각 지방에서 장 출혈성 대장균 O111 및 O157에 오염된 육회 섭취로 인한 식중독 환자가 181명이 발생하여 이중 5명이 사망하는 등 집단식중독 발생은 단순 먹거리 부실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렇다면 집단식중독은 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일까? 식중독 발생은 확률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농수산물을 원료로 조리 또는 가공 공정을 거쳐 식탁까지 오는 과정 중에 식품은 많은 식중독균, 위해물질 등에 노출된다. 이런 위해요소들을 세척, 소독, 가열, 개인위생관리 강화 등의 방법으로 제어함으로써 식중독 발생확률을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위해요소 제어 과정 중 한 곳이라도 안일한 생각으로 대응한다면 식중독 발생확률은 0%에서 100%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식약처에서는 이런 확률적인 부분에 대하여 사전 예측하고 취약한 부분에 대하여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전 예방관리를 하고자 최근 13년간 발생한 식중독 사례를 근거로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분석하여 식중독 발생을 사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 교육청, 지자체 등과 공유하고 있다. 이를 분석해 보면 3월, 9월 신학기 초에 학교 급식소의 식중독 발생이 집중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식약처는 전국 학교장 및 학교 영양사들을 대상으로 학교급식 식중독 예방 교육을 연 2회 학기 초에 실시하고 있으며, 또한 식약처, 교육청, 지자체 합동으로 식자재 납품업체 등에 대하여 신학기 대비 전국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정부의 노력 이외에 자율적인 식중독 예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먹기이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많은 균에 노출되어 있다. 여기에는 황색포도상구균, 노로바이러스, 병원성 대장균 등 식중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균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손 씻기는 식중독뿐만 아니라 유행성 독감 등 전염성 질환도 예방할 수 있으니 손 씻기의 생활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하겠다. 또한 식중독균이 왕성한 활동을 하는 여름철에 가급적 음식은 85℃ 이상에서 1분 이상 충분히 가열하여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며, 노로바이러스 등에 오염된 지하수는 여름철보다 겨울철에 더 생육이 활발해지므로 지하수는 반드시 끓여 먹는 것이 안전하다.

이런 개인, 집단급식소의 자발적인 노력에 발맞춰 식약처에서도 식중독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홍보와 교육을 강화해 나갈 것이며, 식품에 대한 안전을 추구하는 마음을 안심할 수 있는 마음으로 바꿀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