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은 숙박·입출국이 전부
가이드 “볼거리 많지 않아…”
흥미 끌 랜드마크 부족 한몫
인천시가 관광산업을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 유치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것이 인천시 계획이다. 인천은 국제공항과 항만을 갖고 있다는 강점이 있지만, 인천관광의 현실은 좋지 못하다.
해외 관광객 대부분이 서울에서 돈과 시간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경인일보는 이달 중순 예정된 인천관광공사 출범을 계기로 인천관광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관광공사의 역할을 제시한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통해 수백만 명의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한다. 크루즈를 타고 한국에 오는 외국인 수도 최근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관광을 즐기는 장소는 인천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들은 서울로 발길을 옮겼다가, 다시 출국을 위해 인천을 찾는다.
인천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경우도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서울과 가깝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오후 8시께 인천시 서구의 한 관광호텔 앞에 유커 20여 명을 태운 버스가 정차했다.
이 팀은 지난 22일 저녁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지만, 23일과 24일 서울 경복궁, 남산공원, 롯데월드, 경기도 남이섬 등을 관광한 뒤 이날(25일) 처음으로 인천을 방문했다.
이들은 26일에도 서울 워커힐 호텔, 명동, 면세점 등을 관광한 뒤, 2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을 떠났다. 인천 호텔에서 이틀(25·26일)만 잠을 잤을 뿐, 대부분 시간은 서울에서 보낸 것이다.
같은 달 27일 인천시 남동구 스텔라마리나 호텔에서 중국인 관광객 위앤샤오지아(Yuan Shao Jia·29) 씨를 만났다.
그는 “오늘 일정 중에서 서울 남산공원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위앤샤오지아 씨는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는데, 그의 일정표에 ‘인천 여행’은 없었다.
한 유커 가이드는 “인천에는 관광할 곳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4박5일의 일정에서 입·출국일을 빼면 여행하는 기간은 3일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서울을 선호하기 때문에 인천 일정을 넣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카페리와 크루즈를 통해 인천에 온 관광객들도 인천에서 관광을 즐기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톈진에서 카페리를 타고 지난 24일 인천항을 통해 입국한 왕수지엔(Wang xu jian·33·여)씨는 “‘인천’하면 떠오르는 것은 인천공항밖에 없다. (인천의) 다른 곳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푸에르토리코에서 온 앤디(Endi·44·여) 씨는 “크루즈 부두에서 셔틀버스를 타면 지하철역에 내려준다. 지하철을 타고 서울에 있는 경복궁·청와대·명동을 돌아볼 예정”이라며 “인천은 어디를 가야 할 것인지, 뭐를 먹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의 ‘2014 외래관광객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인천을 방문지로 택한 외국인 관광객은 5%에 불과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관광객을 인천으로 유인할 만한 랜드마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행상품 개발, 여행사와의 협력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